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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통계 공백, 시계열 비교 어려워… ‘신뢰 논란’ 부채질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8 17:15

수정 2018.09.18 17:15

가계동향조사, 다시 손질.. 분리했던 소득·지출 재통합
2016년 방식 회귀 모양새.. 표본산출·조사방식 달라져 2020년 시계열 단절 불가피
청장 교체 후 변경 논란.. 통계청 "신임 청장과 무관"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 개편안을 발표했다. 소득·지출 부문으로 나뉘었던 조사방식을 2020년부터 통합한다는 게 핵심이다. 18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강창익 사회통계국장, 박상영 복지통계과장(오른쪽부터)이 개편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 개편안을 발표했다. 소득·지출 부문으로 나뉘었던 조사방식을 2020년부터 통합한다는 게 핵심이다. 18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강창익 사회통계국장, 박상영 복지통계과장(오른쪽부터)이 개편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통계청이 2020년부터 가계동향조사를 재통합하기로 한 건 소득과 지출 산출주기가 각각 연간·분기별로 달라 두 통계 간 연계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하지만 시기가 공교롭다. 소득분배 지표가 2분기 연속 악화되며 황수경 전 통계청장이 사실상 경질된 데다 가계소득조사 개편을 시사한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 부임 직후 관련 통계가 손질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당장 1년여 만에 국가 핵심통계 산출방식이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의 연속성을 나타내는 시계열이 단절되면서 과거 통계와 비교가 어려워지는 점도 문제다. 2020년 5월 통합 가계동향조사가 최초 공개되면 2019년 1·4분기분부터 통계가 산출된다. 소득과 지출을 분리해 통계를 산출한 2017~2018년 2년간 통계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2년 통계 공백, 시계열 비교 어려워… ‘신뢰 논란’ 부채질


■오락가락하는 논란의 가계동향조사

통계청은 2016년 말까지 소득과 지출을 통합한 가계동향조사를 분기마다 발표했다. 그러나 가계동향조사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자 지난해부터 연간 주기의 가계지출 통계로 특화·개편했다. 공식소득통계는 행정자료로 보완한 연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통해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분기별 가계소득조사는 지난해까지만 공개되기로 했지만 정부가 여당을 중심으로 소득주도정책과 밀접한 가계소득조사를 분기마다 발표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올해까지 통계청은 관련 자료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올해 2·4분기까지 2분기 연속 소득분배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의도한 소득주도 성장정책과 정반대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와 여당 일각에서는 저소득층이 많은 고령층 가구가 표본에 지나치게 많이 편입됐다는 '표본오류'를 주장하며 통계청을 강하게 비판했다. 결국 이 논란은 황수경 전 통계청장의 경질을 이끈 결정적 사유가 됐다.

이런 가운데 통계청은 지난 8월 강신욱 통계청장 부임 이후 소득과 지출부문을 통합한 가계동향조사를 2020년부터 재통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강창익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가계소득조사를 폐지했다 다시 살리는 과정은 죄송하다"면서 "분기별 소득조사를 많이 활용하는 정부부처나 학계의 요구가 굉장히 많았던 만큼 그 요구를 수용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통계 불신 해소는 미지수

통계청장이 교체된 직후 가계동향조사가 때맞춰 개편되자 통계 신뢰 논란도 잦아들지 않는 모양새다.

다만 통계청은 강 청장 부임과는 무관한 사안이라고 강조한다. 이미 지난 4월 업무토론회와 7월 외부전문가 회의를 통해 소득지출통계 통합 논의를 거쳤다는 것이다. 통계청은 지난 7월 회의에서 강 청장이 보건사회연구원 재직 당시 서면을 통해 가구당 최소 1년 이상 조사·조사항목 세분화 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통계 신뢰 논란은 강 청장의 과거 행보와도 연관이 있다. 강 청장은 보건사회연구원 재직 시절 지난 1·4분기 가계동향조사 표본 등 통계청 조사를 문제삼는 보고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청장은 8월 부임 직후 소득 부문 가계동향조사의 조사방식과 표본추출 개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강 국장은 "신임 청장이 오기 전부터 전임 청장 때 다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계열 단절도 불가피하다.
당장 2020년부터 2019년 1·4분기분 통계가 나와도 과거 시계와 비교할 대상 자체가 없게 된다.

통계청은 기존 가계동향조사 및 통합 가계동향조사 간 표본 차이 보정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2017~2018년의 경우 소득과 지출이 분리 산출돼 조사방식과 표본, 산출주기 등이 모두 달라진 상황에서 실제 보정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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