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北 개성공단에 SOC까지…은행권, 경협 준비 박차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8 17:20

수정 2018.10.09 20:08

평양 정상회담...산은, 남북경협연구단 신설
수은, 문화·체육 등에 지원
시중은행도 이산가족 겨냥한 신탁 등 특화상품 준비
北 개성공단에 SOC까지…은행권, 경협 준비 박차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 경제협력(경협)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은행권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경협이 활성화되면 개성공단 재가동 및 대북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과 연계된 금융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정책금융기관들과 시중은행들이 대북금융사업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책금융기관 협의체 구성

1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대북 경협 관련 움직임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산은은 이동걸 회장이 금융권에서 유일하게 남북 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발탁되면서 국책은행의 남북경협 사업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산은은 최근 하반기 정기인사에서 기존 통일사업부를 '한반도신경제센터'로 확대 개편하고, 북한 관련 연구를 중점으로 하는 '남북경협연구단'도 신설했다. 또 남북 경협사업으로 발생하는 금융수요에 대응할 대안적 금융수단을 모색하고 있다.
대안 금융수단의 하나로는 정책금융기관이 주도하고 민간금융기관도 참여하는 형식의 온렌딩대출, 기금, 펀드 조성 등이다. 산은은 정책금융기관끼리 협의체 구성 등의 방식으로 대북금융을 선도하고, 정책금융기관에서 시중은행에 저리로 자금을 공급하는 등의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남북협력기금의 금고 역할을 수행해온 수은은 통일부로부터 기금 집행권한을 위탁받아 올 1·4분기에만 500억원에 육박하는 협력기금을 집행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향후 문화, 학술, 체육 등 다양한 협력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지원을 대폭 늘려나갈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업은행도 '통일금융준비위원회'를 재가동하고, 대북 연구와 개성공단 입주기업 지원방안 등을 적극 논의하고 있다.

■시중은행, 北 SOC에 관심

시중은행권도 남북경협 활성화를 염두에 둔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대북 관련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관련 상품 출시와 중장기적으로 SOC투자 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최근 이산가족 만남과 남북간 원활한 교류를 위한 특화상품인 'KB북녘가족신탁'을 출시하기도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남북경협의 핵심은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보고, 그동안 쌓인 인프라 사업 관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북 인프라 금융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남북 관계가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가고, 경제적 개방이 지금보다 커졌을 때 금융권과 시중은행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심층연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북한 내(개성공단) 점포를 운영했던 우리은행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것으로 기대하며 입주기업 지원과 사회공헌 활동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모색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선 개성지점 정상화 등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관련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기존의 제한적인 업무에서 벗어나 좀 더 광범위한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 등도 협의체 구성을 통해 대북 인프라 관련 금융사업 모색과 사전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150조원이 넘는 북한 인프라 시장은 금융수요가 높아질 만한 요인들이 많아 국내은행들에겐 새로운 기회의 땅이 되기에 충분하다"면서 "구상 중인 계획들이 실제 행동으로 연결되게끔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의 평화 정착이 확고하게 뿌리내리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