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평화, 새로운 여정]평양시민 수천명과 함께 나온 김정은, 文대통령에 ‘최고 예우’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8 17:27

수정 2018.09.18 21:11

평양국제공항 영접 행사..金, 부인 리설주와 동행 파격 "열렬히 환영" 플래카드 걸어
21발 예포 발사 원수급 의전..시민과 일일히 악수로 화답, 숙소 가는 길은 카퍼레이드
[평화, 새로운 여정]평양시민 수천명과 함께 나온 김정은, 文대통령에 ‘최고 예우’

[평화, 새로운 여정]평양시민 수천명과 함께 나온 김정은, 文대통령에 ‘최고 예우’


【 평양·서울=공동취재단 윤지영 이태희 기자】 18일 3차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이 평양국제공항에 도착해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까지 이동하는 데는 2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부부가 직접 영접에 나서는 등 앞선 남북정상회담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 환대로 '최고 예우'를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金 위원장, 곳곳서 文대통령 '최고 예우' 의전

이날 평양국제공항은 문 대통령 부부 도착 20여분 전부터 긴장감이 감도는 모습이었다. 북한 국기와 통일기(한반도기)를 든 평양시민 수천명과 300여명의 의장대는 일찌감치 공항에서 문 대통령 부부의 도착을 기다렸다. 주민들 뒤에는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열어나가자!' '평양을 방문하는 문 대통령을 열렬히 환영합니다!' 등이 써진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김 국무위원장 정권의 핵심 관계자들도 문 대통령 맞이에 분주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김수길 군 총정치국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능오 평양시 노동당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 등은 미리 공항에 도열한 채 문 대통령을 기다렸다.

오전 9시50분께 문 대통령 부부가 탄 전용기가 평양국제공항에 도착하면서 긴장감은 '기대감'으로 변했다. 특히 오전 10시6분께 김 위원장 부부가 공항터미널 청사에서 나오자 마중나온 북한 시민들은 "평화"를 외치며 박수를 쳤다. 갈색 인민복을 입은 김 국무위원장과 남색 재킷에 검은색 치마 정장을 입은 리설주 여사는 이야기를 나누며 문 대통령의 전용기 앞까지 걸어갔다.

오전 10시9분께 전용기 트랩에서 내려온 문 대통령 부부는 환한 미소로 김 위원장 부부와 관계자, 주민들을 만났다. 지난 5·26 남북정상회담 이후 4개월여 만에 만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퍼스트레이디 외교로 주목받았던 김정숙 여사와 리설주 여사도 웃으며 악수를 한 뒤 대화를 했다.

문 대통령 부부를 마중나온 육·해·공군으로 구성된 의장대는 21발의 예포 발사와 국가 연주 등 국가원수나 원수급에 준하는 공항 의전행사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당초 두 정상은 각각 다른 차에 탑승해 평양국제공항을 떠났지만 평양시내 중심지로 들어가는 입구인 서성구역 버드나무거리부터 두 정상은 무개차(지붕을 접었다 펼 수 있거나 아예 없는 자동차)에 동승해 평양시민에게 인사했다. 카퍼레이드에 참여한 수만명의 평양시민은 길게 늘어서서 인공기와 통일기, 조화로 만든 꽃술을 흔들며 '조국통일'을 외쳤고 두 정상은 밝은 표정으로 손을 흔들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카퍼레이드 도중 무개차에서 내려 일부 시민과 악수를 나누는 등 남다른 '소통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카퍼레이드로 두 정상은 영빈관 예상 도착시간(11시)보다 19분 늦은 오전 11시19분께 도착했다.

■'DJ-김정일' 감동 재현

김 위원장은 이날 리설주 여사와 함께 평양국제공항에서 직접 문 대통령을 맞아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시 김대중 대통령에게 했던 영접보다 더 큰 감동을 자아냈다.

지난 2000년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부인인 김영숙 여사를 대동하지 않은 채 김대중 대통령 부부를 공항에서 맞이했었다. 이번 영접은 과거보다 더 돈독해진 '남북 관계'를 강조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의장대 사열도 더욱 격식을 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의장대 행사는 과거 두 차례 정상회담 때도 진행됐다.
하지만 이날 의장대는 21발의 예포를 발사하는 등 국가원수나 원수급에 준하는 '최고 예우'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도 두 정상이 한 차량에 타고 숙소까지 이동한 것을 두고 사실상 '1차 미니 정상회담'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과거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역시 별도 수행원 없이 차량에 동승한 뒤 숙소로 이동하는 동안 긴밀한 대화를 나눴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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