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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새로운 여정] 정상회담에 '미국통'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배석 왜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8 21:10

수정 2018.09.18 21:10

美정세 능통한 정 실장 통해 북·미대화 비핵화 촉진 의도
문재인 대통령은 18일 평양에서 열린 첫 남북정상회담 자리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을 배석시켰다.

지난 두 차례 판문점 정상회담에 모두 참석했던 서 원장과 달리 정 실장이 남북정상회담에 배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재인정부 외교안보라인에서 '미국통'으로 불리는 정 실장을 배석자로 정한 것은 이번 회담을 '비핵화'에 집중시키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정세에 능통한 정 실장을 통해 비핵화를 위한 북·미 대화를 촉진하겠다는 의도다.

정 실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이에서 메신저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지난 3월에는 특별사절단으로 김 위원장을 만난 뒤 곧바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정 실장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도 수시로 통화하며 의견을 나누는 사이기도 하다.

정 실장과 함께 배석한 서 원장은 문 대통령의 가장 큰 신뢰를 받고 있는 외교안보 참모로 꼽힌다. 사실상 문 대통령의 대리인 격으로 북·미 사이에서 비핵화 협상을 담당해 왔다. 특히 이번 정상회담 북측 배석자인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과는 '카운터파트'로 잘 알려져 있다. 김 부위원장 역시 서 원장과 마찬가지로 올해 진행된 3회의 남북정상회담에 모두 참석하며 김 위원장으로부터 신뢰를 받고 있음을 증명했다.

북측에선 김 부위원장과 함께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배석하며 북한 내 서열 2인자임을 공고히 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문 대통령의 방북 공식환영식과 카퍼레이드에서도 현장을 조율하며 '총괄 사령탑' 역할을 맡았다.
김 부부장은 사실상 김 위원장의 비서실장 역할을 해온 만큼 이번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도출해내는 과정에서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김 부부장은 앞서 판문점에서 열린 1차 정상회담 때도 김영철 부위원장과 배석한 바 있다.
우리 측은 당시 서훈 원장과 함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자리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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