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제5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플랫폼 혁신보다 중요한 건, 그 안에 담긴 콘텐츠의 새로움"

남건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0 18:07

수정 2018.09.20 20:42

전문가 토론회..플랫폼의 시대, 다시 문제는 콘텐츠다
플랫폼 기술 변화 쫓아가느라 본질 놓쳐..내용물 차별화 없다면 소비자 선택 못 받아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서 전문가들이 '플랫폼 혁신과 콘텐츠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사회를 맡은 서병문 콘텐츠미래연구회 회장,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장우식 인천N방송센터장,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조대곤 KAIST 경영대학 교수. 사진=박범준 기자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에서 전문가들이 '플랫폼 혁신과 콘텐츠산업의 미래'를 주제로 토크쇼를 진행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사회를 맡은 서병문 콘텐츠미래연구회 회장,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장우식 인천N방송센터장,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조대곤 KAIST 경영대학 교수. 사진=박범준 기자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플랫폼 변화에 큰 계기가 됐다. 앞으로 콘텐츠가 플랫폼이 되는,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이가 플랫폼의 중심이 되는 그런 시대가 올 것으로 본다."

파이낸셜뉴스가 20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개최한 제5회 대한민국 문화콘텐츠포럼 토크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플랫폼 혁신과 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두고 현재와 미래의 방향성을 짚어봤다. 이날 토크쇼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초대 및 2대 원장을 지낸 서병문 콘텐츠미래연구회 회장의 사회로 조현래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정책국장, 주철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장우식 인천N방송센터장,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조대곤 KAIST 경영대학 교수가 패널로 참여했다.


■급변하는 콘텐츠 생태계…"두려워하지 말라"

콘텐츠와 콘텐츠를 담고 있는 플랫폼은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장우식 센터장은 이 자리에서 미국에서 아마존, 넷플릭스의 셋톱박스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것을 언급했다. 장 센터장은 "미국 플랫폼 사업자들의 기술개발이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마존 셋톱박스는 USB(이동식저장장치) 형태로 간편하게 아마존의 콘텐츠를 무한정 감상할 수 있지만 가격은 3만원가량으로 저렴하다"고 전했다. 콘텐츠도 이른바 '게라마(게임과 드라마를 결합해 만든 콘텐츠)'를 비롯한 새로운 방향의 콘텐츠가 끊임없이 생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변화의 속도에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라는 조언도 있었다. '스타 PD' 출신인 주철환 아주대 교수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라"며 "모두가 다 창조해야 할 필요가 있나. 창조할 수 없는 사람은 즐기면 그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심상민 교수와 조대곤 교수는 각각 컨버전스(융합)와 데이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심 교수는 "콘텐츠는 여전히 플랫폼의 기술 변화를 쫓아가느라 허덕이고 있다"며 "문화콘텐츠 내에서의 컨버전스가 아닌 장르를 넘어선 수준의 컨버전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조 교수는 "콘텐츠의 미래는 데이터에 있다"며 "데이터는 우리가 몰랐던 소비자 행태나 욕구를 발견하는 등 콘텐츠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랫폼 기술 변화에도…"결국 콘텐츠"

이날 토론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과제로 '콘텐츠 경쟁력 강화'를 꼽았다. 플랫폼 기술 변화를 따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그 안에 담긴 내용물로 차별화를 꾀하는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주철환 교수는 "우리가 어느 식당을 갈지 고민할 때 여러 요소를 고려하는데 진짜 중요한 건 맛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음식으로 치면 특별한 단품 메뉴 같은 콘텐츠를 파는 곳이 소비자에게 플랫폼으로서 선택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대곤 교수도 주 교수의 의견에 힘을 보탰다. 조 교수는 "공동의 사용을 통해서 가치가 창출되는 게 플랫폼"이라며 "플랫폼은 핵심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어떻게 전달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심상민 교수는 "기술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콘텐츠가 맥을 못 추는 모양새"라며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지나 아프리카TV를 보면 새롭다고 할 수 있는 콘텐츠가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심 교수는 "그냥 플랫폼이 아니라 새로운 콘텐츠를 담은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콘텐츠 경쟁력을 위해 정부가 적극 나서겠다는 다짐도 나왔다.
조현래 문체부 콘텐츠정책국장은 "글로벌 플랫폼의 등장으로 한국의 콘텐츠가 전 세계의 콘텐츠와 경쟁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콘텐츠 제작 인프라와 인력을 키우는 데 힘을 쏟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정 수준의 규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장우식 센터장은 "인터넷 플랫폼은 규제가 적다는 게 이점이지만, 콘텐츠 수위조절 기능이 별로 없는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특별취재팀 조용철 차장 박지현 조윤주 박소현 권승현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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