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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산업 농어업의 반격?.. 고용대란에도 일자리 늘었다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0 18:29

수정 2018.09.20 18:29

농어가 소득 꾸준히 상승 2020년 가계동향조사 포함 귀농·청년창업농 지원 영향
1차산업 농어업의 반격?.. 고용대란에도 일자리 늘었다


농림·어업 분야가 정부의 경제관련 각종 통계에서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유례없는 고용대란 속에서도 취업자 수가 급증하면서 정부 부처는 그 배경을 놓고 세부분석에 착수했다. 특히 소득분배 악화 논란 속에 소득이 증가한 농·어가 부문이 2020년 '가계동향조사'에 새롭게 포함됐다. 1차 산업인 농·어업 분야가 4차 산업혁명에 집중하고 있는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온다.

■2020년 가계동향조사 농·어가 부문 첫 포함

20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오는 2020년 1·4분기부터 소득·지출 부문이 통합되는 가계동향조사에 농어가 부문이 새롭게 포함된다.

1963년 가계동향조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그동안 가계동향조사에서 아예 제외돼 왔던 농어가 부문은 지난해 소득과 지출 분야로 바뀌면서 지출 부문에만 통계 표본으로 사용됐다. 이때도 소득 부문에서는 제외됐다. 하지만 통계청은 1년 만에 이를 바꿔 소득과 지출 부문을 통합·공표하기로 하면서 농어가도 처음으로 포함시켰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득과 지출로 나뉜 가계동향조사를 통합하면서 전체적인 통계 표본의 정합성과 일관성을 위해 지출 부문에만 포함돼 있지만 소득 부문에서 제외돼 있던 농어가를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가계동향조사 표본에 농어가 부문이 신규로 포함된 것은 소득 양극화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농어가 소득이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농어가 소득은 최근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농가 평균소득은 3824만원으로 1년 전보다 2.9% 증가했다. 농업소득은 0.2% 감소했지만 숙박·음식점 등 농업 외 소득이 6.7% 늘어난 1627만원을 기록했다.

어가 평균소득은 4902만원으로 1년 전보다 4.1% 늘었다. 어가 소득은 2699만원으로 0.4% 증가했고, 어업 외 소득은 1258만원으로 8.9% 늘었다.

정부 한 관계자는 "소득분배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소득이 증가하고 있는 농어가가 포함되면 통계지표는 다소 개선될 여지도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고용대란' 속 취업자 수 견인…정부 집중 분석

농·어업 분야는 사상 최악의 고용재난 속에서 전체 취업자 수 증가에도 견인차 역할을 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 수는 2690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농·어업 분야 취업자 수는 6만9000명(4.9%) 증가한 148만4000명을 기록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14만7000명·7.4%), 정보·통신업(7만2000명·9.1%)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증가율이다.

농·어업 분야 취업자는 문재인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6월을 시작으로 15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증감을 반복하다 지난 2016년 7월부터 감소세를 이어온 것과 대조적이다.

정부 안팎에서 "농·어업 분야가 아니었다면 취업자 증가 수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뻔했다"는 우려까지 제기될 정도다. 농·어업 분야 취업자 수가 늘어난 원인을 놓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국책연구기관도 동향 파악에 나서는 모습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전날 '농림·어업 최근 고용 동향과 대응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마상진 KREI 연구위원은 '농림어업 최근 고용 동향 변화와 시사점'이라는 주제발표에서 "농업·농촌 생활에 대한 높아진 선호도로 인한 귀농 증가, 농업법인 중심의 고용 증가, 청년창업농 영농정착지원사업 등으로 농·어업 취업자 수가 증가했는데 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 위원은 "이런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 농업법인 고용과 농가경영 승계를 활성화하고, 다양한 신규 창업농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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