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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새로운 여정] 文대통령 "연내 종전선언, 트럼프와 재논의"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0 18:29

수정 2018.09.20 22:10

文대통령 대국민보고.. 24일 뉴욕 한미정상회담서 金위원장 비공개 계획 전달
美, 빈에서 북과 만남 제안.. 비핵화 협상 재개 공식화
10월 북미정상회담 가능성
백두산 천지에 선 남북 정상… 한반도 새역사 손잡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환하게 웃으며 손을 맞잡고 들어보이고 있다. 소문난 산(山) 애호가인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 땅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고 싶다는 평생소원을 이뤘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백두산 천지에 선 남북 정상… 한반도 새역사 손잡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가 20일 오전 백두산 정상인 장군봉에 올라 환하게 웃으며 손을 맞잡고 들어보이고 있다. 소문난 산(山) 애호가인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 땅을 통해 백두산에 오르고 싶다는 평생소원을 이뤘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김정은 위원장은 확고한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약했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기에 완전한 비핵화를 끝내고 경제발전에 집중하고 싶다는 희망을 밝혔다"고 말했다. 또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간의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강조했다.


2박3일간의 방북을 마치고 이날 오후 서울로 귀환한 문 대통령은 서울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남북정상회담 대국민보고'를 갖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핵화 과정의 빠른 진행을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리기를 희망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평양정상회담의 성과물인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서'에서 북측이 먼저 동창리 미사일발사대 등을 영구 폐기하고, 미국의 '상응조치'에 따라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추가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한 부분을 언급하며 "미국 측에서도 북한과의 적대관계를 종식시키고 체제를 보장해주는 상응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취해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상응조치'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는 질문엔 "북·미 간에 협의돼야 할 내용"이라며 즉답을 피했으나 "가급적 종전선언이 조기에 이뤄지는 것이 좋겠다. 연내 종전선언을 목표로 삼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 부분을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고 말해 종전선언이 현 시점에서의 핵심적인 상응조치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북한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경우 북한 핵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영변의 핵시설도 영구히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천명을 했다"며 "미국 측에서도 또는 우리로서도 북한에 대한 적대관계를 종식시켜 나가는 조치들을 취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평양 중재 행보로 북·미 대화의 불씨는 극적으로 되살아났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한다는 입장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간 '근본적 관계' 전환을 위한 협상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 오스트리아 빈에서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측 대표자 간 만남을 미측이 제의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를 공식화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미국 측의 즉각적인 환영 반응 속에 문 대통령은 평양방문에 이어 추석 연휴기간인 오는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비핵화 촉진을 위한 중재담판에 나선다.
문 대통령은 평양공동선언에 활자화하지 않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비공개 계획과 입장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 북·미 대화를 촉진시켜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문 대통령의 미국 뉴욕 방문과 북·미 간 '오스트리아 빈 채널' 실무협의에 따라 이르면 10월 중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재회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약 3개월간 교착상태에 빠졌던 북·미 대화가 문 대통령이 평양 방문을 계기로 '비핵화-종전선언' 빅딜의 중대 모멘텀을 맞이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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