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준비는 엄두도 못낼 여유시간 없는 워킹맘이기 때문에 결국 아무런 준비없이 여행 전날이 왔다. 부랴부랴 웹체크인을 하려고 일찍퇴근 후 5시50분경 예약 페이지를 들어갔는데 여권번호를 기입하는 란이 있었다. 내 여권과 아이들 여권을 찾아 차근차근 기입하는 순간, 아뿔싸 첫째의 여권 유효기간 만료가 불과 두달도 채 남지 않았다. 태국 대사관에 전화하니 업무시간이 오후 5시까지라는 음성안내만 나오고 분명 6시까지가 근무시간이었을 출입국관리사무소 쪽에 1분을 남겨놓고 가까스로 통화연결이 돼 물어보니 출국할 때는 여권 유효기간이 남아있으면 문제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다만 입국하는 국가에서 6개월 이상 요구를 하는 곳이 있다는 설명이 되돌아왔다. 내가 가는 태국이 하필이면 6개월 이상 요구하는 그 몇안되는 국가였다.
폭풍검색을 시작했다. '태국 여권 유효기간'으로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지식인에 본인이 태국 현지 가이드라는 분의 상세한 답변이 있었다. 여권 만료기간내에 귀국편 항공권을 소지하고 머무르는 곳 주소, 연락처 등이 있는 경우 입국을 허용해 준다는 것.
11시15분 비행기니 8시반정도에 공항버스를 타면 9시반에 도착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맞춰 준비했지만 애들 밥먹이고 챙기는데 시간이 결국 오버 돼 9시20분에 공항버스를 탑승했다. 인천공항 도착시간은 10시 반. 체크인을 할 수 있을지 걱정하며 에어아시아 창구인 D를 향해 뛰었다. 비행기표 구매할 때 수하물 없음에 체크했기 때문에 배낭 메고 가방 들고 애둘 끼고 낑낑거리며 어쩔줄 몰라하자 친절한 직원분이 신속하게 안내를 해주셔서 다행이 겨우 체크인을 하고 유아동반 패스트트랙으로 입성할 수 있었다. 심지어 셔틀트레인을 타야하는 게이트인데다 돈을 아끼려고 기내식도 예약을 안했기 때문에 파이널콜이 울리는 상황에서 마음을 졸이며 애들 먹일 샌드위치를 구매해야 했다. 돈 몇푼 아끼려다 수명이 단축되는 느낌이랄까. 서둘러 나와 모자를 푹 눌러쓰고 짐을 이고 지느라 어제의 다짐과 달리 나의 몰골은 잡상인에 가까웠다. 과연 태국에서의 입국이 가능할 지 마음을 졸이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true@fnnews.com 김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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