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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앞두고 100달러 유가전망 나와..2014년 이후 처음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4 21:57

수정 2018.09.24 22:22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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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이란산 석유에 대한 미국의 제재 재개를 앞두고 주요 산유국들이 즉각적인 증산 가능성을 배제하면서 국제유가가 24일 급등한 가운데 시장에서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 유가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동맹들이 미국의 이란 원유수출 제재를 보상하는데 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석유 거래소들이 2014년 이후 처음으로 100달러 유가의 복귀를 전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큐리아에너지그룹의 공동 창업자인 대니얼 재기는 같은 날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에너지콘퍼런스(APPEC)' 연설에서 "시장은 올해 4·4분기에 원유공급이 하루 200만배럴 감소하는데 대한 대응책을 갖고 있지 않다"며 "내 견해로는 이로 인해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라피규라그룹의 석유트레이딩 부문 공동대표인 벤 러콕은 올해 크리스마스께 배럴당 90달러, 내년 초에 100달러로 유가가 뛸 것으로 예상했다.

러콕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5월 이란 석유수출 제재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시장에서 하루 평균 30만~70만배럴 원유공급 감소를 예상했지만 "미국이 그 조치에 대해 상당히 심각해지면서" 현재는 예상치가 최대 150만배럴로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의 원유생산량이 "이전보다 상당하게 줄어들 것이며 미국이 제재를 발표했을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처럼 유가 전망이 상향된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주요 산유국들은 증산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1월 이란산 원유 제재를 앞두고 제재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OPEC에 여러 차례 증산을 압박했다.

그는 OPEC 회원국들과 러시아를 비롯한 비OPEC 산유국 석유장관들의 장관급 공동점검위원회(JMMC)를 앞둔 지난 21일에도 트위터에 "미국은 오랫동안 우리가 없어 안전하지 않았던 중동 지역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유가를 더 높이, 더 높이 밀어붙였다. 독점적 OPEC은 (증산해서) 유가를 당장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3일 알제리에서 JMMC를 마친 산유국들은 즉각적인 증산 가능성을 배제하며 '지켜보자'는 입장을 취했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JMMC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증산 합의는 없었다"며 80달러 유가가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괜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에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이 24일 장중 한때 배럴당 81달러 선을 위협하며 2014년 11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

CMC마케츠의 데이비드 매든은 AFP에 "사우디와 러시아가 증산은 없음을 확인했고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쁜 소식"이라며 "대이란 미국 제재가 11월 시작되면 공급이 타격받을 것이라는 공포가 유가를 밀어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유가가 급등했다가 추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상품 리서치 대표인 프랑체스코 블랑취는 24일 고객들에게 보낸 노트에서 OPEC이 보낸 신호들은 "2008년 나타났던 '석유 급등과 추락 시나리오' 가능성이 상승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10년 전 브렌트유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폭등했다가 높은 연료비용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수요가 급감하면서 몇개월만에 추락했다.
이번에는 미중 무역전쟁 심화로 아시아 경제성장이 위협을 받고 있고 신흥시장의 혼란으로 전세계 석유수요에 유가상승이 미치는 영향이 증폭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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