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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증시 고점론] FAANG이 불 붙인 美증시.. “9년7개월 올랐지만 더 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6 16:37

수정 2018.09.26 16:37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펀더멘털 탄탄 순환매 기술주 고점에 타업종 부각 실적 위주 완만한 상승기조
무역분쟁이 오히려 호재 원가부담에 상승세 눌렸지만 이 점이 오히려 롱런 유도
10년 위기설 아직은…
금리인상 등 압박요인 불구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확장세
[美증시 고점론] FAANG이 불 붙인 美증시.. “9년7개월 올랐지만 더 간다”


국내 증권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탄탄하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들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지만 나머지 업종은 추가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미국 증시는 중국과의 무역분쟁으로 다른 주요국 증시에 비해 상승 폭이 작았다는 설명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사상 최장의 강세장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09년 3월부터 약 9년7개월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 기간에 단 한번도 20% 이상 내려간 적이 없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4·4분기에도 미국 증시가 고점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급등한 FAANG 고점은 아냐

미국의 대표 정보기술(IT)주로 불리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의 시가총액이 올해 들어 급증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나머지 업종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FAANG 관련 주식들 이외에 나머지 업종은 멀티플(배수)이 높다"며 "기존 주도주에 대한 우려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머지 업종은 우려스러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박희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가 고점이라고 하는데 나스닥지수가 올해 상반기에 계속 오르다 조정을 받고 기술주보다 다른 쪽으로 순환이 돌면서 강세를 보이는 것"이라며 "이런 현상 자체가 미국 증시가 탄탄하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기업 실적이 뒷받침하는 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기업의 마진율 둔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사이클 중단, 미국 장단기 금리차 마이너스(-) 전환 등이 나타나지 않는 한 견고한 펀더멘털로 완만한 상승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론이 내년 1·4분기 실적 둔화를 전망한 점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박희정 센터장은 "무역분쟁으로 인해 원가에 부담이 생기는 기업이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내다봤다.

■美증시 무역분쟁 영향 받아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미국 증시의 상승을 억누른 측면이 있는 만큼 상승세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른 주요국 지수들이 고점을 경신했던 것과 달리 중국과의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 영향을 크게 받았던 다우지수는 뒤늦게 신고점을 경신했다"고 설명했다. 무역분쟁이 지속되면 상승 기조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 센터장은 "내년 2·4분기와 3·4분기쯤이 고점이라고 본다면 미국과 중국의 패권전쟁으로 미국 경기가 조금 더 눌리면 증시 상승세는 더 오래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봐도 미국 증시가 버블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S&P500 기준 매출은 8~9%의 증가율을 보이고 있고, 주당순이익(EPS)은 20% 중반대 성장이 지속되고 있다"며 "그럼에도 올해 PER은 17.8배 수준으로 버블이라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美경기 둔화 우려할 필요 없어

미국 경기가 지속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현 상황은 매우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인플레이션 압박 강화, 장기금리 상승에 따른 부담 등을 감안하면 미국 경기 확장세는 내년 상반기 중으로 일단락될 전망"이라며 "그러나 위기의 관점에서 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전했다.

미국 경기가 둔화된다 할지라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진단이다.
서영호 KB증권 센터장은 "미국의 금리인상에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에서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위기와 공통분모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10년 위기설이 당장 가시화되는 것에 무게를 두지는 않지만 현재 부채가 많은 곳이 어디인지 판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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