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美공군 헬기 교체사업 보잉 선정 고등훈련기는 록히드마틴-KAI?

정용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7 17:34

수정 2018.09.27 20:58

미군, 양사 고른 성장 위해 한곳에 일감 몰아주지 않아
한국항공우주(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이 공동개발한 고등훈련기 T-50A.
한국항공우주(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이 공동개발한 고등훈련기 T-50A.

미국 공군이 노후 헬리콥터 대체사업에 보잉-레오나르도 합작사를 선정한 가운데 이번 결과가 입찰발표가 임박한 17조원 규모의 미군 고등훈련기(APT) 교체사업 대상자 선정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된다. 지난 25일(현지시간) 미 공군은 48년 사용한 휴이 헬리콥터(UH-1N Huey) 84대를 교체하는 23억8000만달러(2조6500억여원) 규모의 사업 대상자로 보잉-레오나르도 합작사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2조6500억여원 美 헬리콥터 교체사업 따낸 보잉

보잉-레오나르도는 미 공군의 휴이 헬리콥터를 대체할 기종으로 헬리콥터 MH-139를 제안했고, 유력한 경쟁사인 록히드마틴 시코르스키-시에라 네바다(Sierra Nevada Corp.)의 헬리콥터 HH-60U를 제쳤다.

미 공군의 휴이 헬리콥터는 그간 자국 내에서 수색 및 구조 임무, 의료 철수, 고위관료 수송 등에 사용됐다. 미 공군에 따르면 이번 신형 헬리콥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지의 방어 임무를 주로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수주로 인해 보잉은 세 번 연속 미군의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앞서 보잉은 2011년 미 공군의 KC-46 공중급유기 사업(30억달러)을 수주했으며, 지난 8월에는 미 해군의 MQ-25 무인급유기 사업자(33억달러 규모)로 선정됐다. 여기에 이번 MH-139 헬리콥터까지 더하면 약 86억8000만달러(약 9조6500억원) 규모를 보잉이 차지하게 됐다.

■균형수주로 17조원 APT사업 록히드마틴 차례?

하지만 보잉의 잇따른 승전보가 도리어 '소탐대실'을 낳게 될지도 모른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통상 미군은 보잉과 록히드마틴의 고른 성장을 위해 어느 한 곳에 일감을 몰아주지 않는 관행을 들어 입찰수주 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간 총 17조원대 규모의 미 공군 고등훈련기(APT·Advanced Pilot Training) 교체 대상자 선정 사업의 경우 록히드마틴 측이 유리할 거란 추측이 설득력을 주기 때문이다. APT사업은 미 공군이 낙후된 훈련기 T-38을 다른 항공기로 교체하기 위해 사업규모 163억달러(약 17조4540억원)를 들여 훈련기 350대를 교체하고, 후속 물량에는 600~700대가 이어지는 대형 프로젝트다.

현재 보잉-사브는 BTX-1를 신규 개발해 제안했으며, 록히드마틴-한국항공우주(KAI)는 T-50A를 미 공군에 입찰했다.

이에 김익상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공군이 어느 한쪽 업체에만 일감을 몰아줄 수는 없을 거 같다"며 "최근 보잉은 세 차례에 걸쳐 잇따라 수주를 하면서 미 공군에선 '밸런싱(balancing)' 문제가 크게 제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보잉이 워낙 민항기 쪽에서 강점을 보이기 때문에 급유기나 헬기는 보잉을 주고, 전투기나 훈련기는 록히드마틴을 줄 가능성이 커 이번 APT사업은 록히드마틴 측이 좀 더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비용 측면에서도 록히드마틴-KAI 측이 우세하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는 "비용 문제는 입찰할 때부터 중요한 '키(key)'가 될 것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신규 항공기를 개발한 보잉은 결국 개발비용을 양산비용에 전가시켜야 하기 때문에 그리 낮게 부를 수만은 없었을 것"이라며 "반면 록히드마틴 측은 이미 감가상각이 끝났기 때문에 양산비용에 전가할 필요가 없고, 여기에 만약 추가로 더 가격을 낮췄다면 양측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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