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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1인가구 시대에 대비하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28 17:01

수정 2018.09.28 17:01

혼자 사는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1인가구는 지난해 562만가구로 전체 가구의 28.6%를 차지했다. 지난 17년(2000~2017년) 동안에만 340만가구가 늘었다. 전체 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5.5%에서 거의 2배로 높아졌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에 나타난 1인가구의 현황 및 특성' 보고서의 주요 내용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가족이 한 집에서 모여 사는 시대가 점점 멀어지고 혼자 사는 것이 대세인 시대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보면 1인가구가 가장 많고 이어 2인가구(26.7%), 3인가구(21.2%), 4인가구(17.7%) 순이다. 1인가구 비중은 2015년 27.2%로 2인가구를 앞지른 이후 계속 높아지고 있다. 특히 비중이 높아지는 속도 면에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미국은 1970년에서 2010년까지 40년 동안 9.6%포인트(17.1%→26.7%) 높아졌으나 한국은 17년 동안에만 13.1%포인트나 높아졌다. 이처럼 1인가구 비중이 급증하는 것은 젊은 층이 결혼을 기피하고, 이혼율이 높아지며,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우리는 1970~1980년대 산업화와 함께 대가족제가 해체되고 핵가족 시대를 맞았다. 이로부터 한 세대가 흐른 지금 부부 중심의 핵가족 시대에서 다시 1인가구 시대로 이행하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1인가구화는 가족제도는 물론이고 주거, 연금, 의료, 교육 등 사회 전반의 획기적 변화를 예고한다. 주택이나 가전 등의 제품 소형화 추세, 간편식과 편의점의 급성장 등 소비 트렌드 변화는 이미 가시화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이런 변화에 얼마나 제대로 대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이런 변화를 우리만 겪고 있는 것은 아니다. 고령인구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일본은 1인가구 시대도 우리보다 먼저 맞았다. 전체 가구 중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34.5%(2015년)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 통계청은 한국의 1인가구 비율이 현재의 일본 수준으로 높아지는 시기를 2035~204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혼자 밥 먹고, 혼자 술 마시고, 혼자 사는 것이 특정인에게만 해당하는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닥칠 수 있는 보편적인 삶의 방식이 되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치밀한 대비가 필요하다.
1인가구화 등 인구구조 변화를 내다보고 주택이나 산업정책 등 국가의 종합적인 미래전략을 새로 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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