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칼럼 특별기고

[특별기고]두 도시 이야기 : 부산과 원산

노주섭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30 17:35

수정 2018.09.30 17:35

[특별기고]두 도시 이야기 : 부산과 원산


북한 김정은 위원장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집권 후 지정한 27개 경제특구 활성화일 것이다. 그 중 '원산-금강산 경제특구'가 단연 주목을 끈다. 김 위원장의 고향으로 알려진 원산은 북한의 대표적인 항만.물류.관광.산업도시다. 원산과 부산, 두 도시는 공통점이 많고 발전 잠재력도 유사하다. 분단 전에는 두 도시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공존했다. 이제 상호협력의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부산을 보면 원산의 미래가 보인다.

부산은 대한민국 최고 항만.물류.관광.산업도시다. 부산항은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3위 환적항만이자 세계 6위 컨테이너처리 항만이다. 향후 유라시아대륙 횡단철도 기종점이 될 것이고 항만.철도.공항을 아우르는 트라이 포트(Tri-Port) 물류 중심이 될 것이다.

북한 원산은 유서깊은 항만.물류도시다. 강화도 조약에 의해 개항된 3대 항에 원산항이 포함된다. 원산과 평양간에는 고속도로와 철도(평원선)로 연결돼 있다. 원산, 함흥, 청진을 잇는 철도는 나진을 거쳐 러시아 하산으로 연결된다. 부산에서 출발한 철도가 원산을 거쳐 시베리아 철도로 접목되는 것이다. 최근 북한은 원산 갈마공항을 군용공항에서 여행객 수송이 가능한 국제공항으로 확장했다.

김정은 집권 후 북한은 원산과 금강산을 묶어 '원산-금강산 경제특구'로 지정하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갈마해변에 고급호텔, 휴양시설이 들어서고 인근 마식령스키장을 개발이 마무리됐다. 대북제재가 해제돼 금강산 관광이 재개되면 이 지역은 매력적인 거대한 관광벨트가 될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 개최로 이미 국제적인 지명도가 제고된 강원도 평창, 설악산과 함께 동해안 국제관광권으로 확장될 수도 있을 것이다.

북한의 '원산.금강산 경제특구' 조성과 관련해 유념해야 할 몇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원산.금강산이 부산, 원산, 블라디보스톡, 후쿠오카를 아우르는 환동해 해양관광 벨트에 포함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원산항에 대형 크루즈선이 접안할 수 있도록 항만시설과 관련 인프라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

둘째, 원산.금강산 관광특구를 마이스(MICE)산업 중심지로 육성할 것을 제안한다. 관광은 물론 전시 박람회 산업도 병행하므로써 고부가치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다.

셋째, 남북 수산업 협력사업 지역으로 원산이 적지다. 동해안의 청정해역과 풍부한 어족자원은 수산물 유통.가공단지 조성과 수산양식에 많은 잠재력을 갖고 있다. 풍부한 수산물.가공식품 소비시장의 확보와 양식기술의 발전은 남북 수산협력의 가능성을 크게 한다.

넷째, 원산 인근의 안변은 남북한 조선협력단지 조성의 최적지다. 안변에서 선박용 블록을 제작해 오면 중국, 동남아에서 가져오는 것보다 물류비, 인건비에서 엄청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제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 언젠가 통일한국 시대에 원산은 부산의 강력한 경쟁도시가 돼 있을 것이다.
그날이 기대되며 기다려진다.

진양현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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