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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행복하지 않은 이유? 과다 경쟁과 직업선택, 부패 때문

정지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1 14:15

수정 2018.10.01 14:15

주요 국가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주요 지표(2015~2017년)
주요 국가의 삶에 대한 만족도와 주요 지표(2015~2017년)

우린 국민은 높은 경제수준에 비해 개인이 느끼는 행복의 정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지나친 경쟁과 정부·기업의 부패, 낮은 사회적 투명 때문으로 분석됐다.

통계청은 1일 발간한 통계플러스 가을호에서 유엔(UN) 2018년 세계행복보고서를 인용, 이 같이 설명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세계행복보고서가 156개 국가의 ‘삶에 대한 만족도(0~10점)’를 비교한 결과 한국은 57위(5.87점)로 2012년 43위(6.00점)에서 다소 하락했다.

다른 국가와 비교해보면 일본(5.92점)과 유사한 수준이다. 1위는 7.63점의 핀란드(7.63점)였다.
노르웨이, 덴마크, 스위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의 북유럽 국가들은 7.3점 이상으로 10위 안에 포함됐다.

세계행복보고서는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도 분석·제시했다. 1인당 GDP(실질구매력 기준), 사회적 관계(어려울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사람의 유무), 출생 시 건강기대수명, 자율성(삶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선택의 자유에 대한 만족여부), 기부, 부패인식(정부와 기업에서 부패에 대한 인식) 등이다.

이 가운데 한국이 행복지수 상위 국가들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 것은 건강기대수명(4위)이 유일했다. 행복지수 결정에 가장 큰 요인으로 알려진 1인당 GDP도 28위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즉 한국은 신체건강이나 경제력 측면에서는 선진국들과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사회적 관계나 선택의 자유, 투명성 측면에서격차는 상당했다. 사회적 관계는 95위, 자율성은 139위, 부패인식은 126위에 그쳤다.

통계청은 사회적 관계의 결여의 경우 지나친 경쟁과 취약한 사회통합, 자율성은 개인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직업선택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부패인식의 문제는 한국 사회에 부패가 만연하고 정책 운용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통계청은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경제수준이 낮거나 건강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사회통합이 약하고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투명성이 낮기 때문이라는 것이 UN 세계행복보고서의 결론”이라고 밝혔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매년 발표하는 ‘삶에 대한 만족도’ 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2014년 25위에서 2015년 29위, 2017년 30위로 하락했다.

시민참여, 교육, 주거영역에서 상위권에 위치한 반면 공동체, 일과 삶의 균형, 건강, 삶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통계청은 “이러한 국제비교 결과를 보면 우리의 행복수준은 경제발전이나 물질적 생활조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면서 “급속한 경제성장에도 불구, 국민들의 삶에 대한 만족도가 낮고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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