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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증권업에서도 카카오 혁신을 기대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1 17:28

수정 2018.10.01 17:28

바로투자證 400억 인수.. 시장에 새바람 일으키길
카카오가 은행에 이어 증권업에도 진출했다. 카카오의 간편결제 자회사인 카카오페이는 1일 기업금융에 특화된 바로투자증권을 약 400억원에 인수했다. 카카오페이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살린 금융 서비스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이나 카드사 등 다른 금융권과의 제휴를 확대해 비대면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우리는 인터넷전문은행들처럼 증권업에서도 카카오가 새바람을 일으켜주길 바란다. 하지만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은 은행 진출 때와는 다른 환경이다.
인터넷은행은 정보기술(IT)과 금융의 결합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파격적인 금리로 새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나 증권업은 상대가 다르다. 기존 증권사들은 이미 온라인, 모바일거래 등 비대면영업도 경쟁력이 뛰어나다. 오히려 대면영업인 법인영업에서 강점이 있어 카카오가 경쟁력 제약이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카카오의 혁신을 기대한다. 2013년 중국의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는 머니마켓펀드(MMF)인 위어바오를 출범시켰다. 당시 전자상거래업체의 MMF는 주목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알리바바는 자신의 강점을 잘 알고 있었다. 간편결제 서비스인 알리페이를 이용해 쇼핑 후 남은 잔액을 위어바오에 입금하면, 초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려주었다. 위어바오는 불과 5년도 되지 않아 잔액을 넣는 MMF가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모바일 MMF 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국내에서도 키움증권은 점포 하나 없이 정보기술로 증권업계의 강자로 우뚝섰다. 당시로서는 가능성을 놓고 설왕설래했던 사업모델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산운용업은 물론 인터넷은행사업 진출도 모색하는 등 금융그룹으로 우뚝 섰다. 정보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블록체인,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은 후발주자가 얼마든지 시장 지배자가 될 수 있도록 해준다. 혁신성장 모델만 있으면 성공이 가능한 시대다.

아직 기존 증권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진출 때처럼 카카오의 증권업 진출에 주목하지 않고 있다.
그래서 혁신 비즈니스로 깜짝 놀라게 해야 한다. 기존 덩치 큰 증권사들이 자극받아 골드만삭스나 JP모간처럼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커 나갈 수 있도록 메기 역할도 맡아야 한다.
제대로 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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