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하지재활치료 돕는 로봇 '슈바'

"뇌졸중 등 중증환자 보행훈련 도와.. 치료효과 더 높아질 것"
중앙대병원, 9월부터 재활치료에 도입
보폭·무릎높이·보행속도 실시간 조절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치료 가능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왼쪽 첫번째)가 하지재활 환자에게 보행보조로봇 '슈바'를 이용해 재활운동을 돕고 있다.
최근 재활치료에도 로봇이 도입됐습니다. 중앙대학교병원은 정부가 추진하는 '2018년도 의료재활로봇 보급사업'에 선정돼 지난 9월부터 지능형 하지재활 보행보조로봇 '슈바(SUBAR)'를 치료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중앙대병원 재활의학과 범재원 교수는 4일 "이번에 도입한 보행재활로봇은 뇌졸중 환자뿐만 아니라 파킨슨병, 외상성 뇌손상, 척수손상 등 보행훈련이 필요한 다양한 환자들의 재활치료에 적극 활용될 수 있다"며 "보행이 어려워 누워만 있던 환자들에게도 '나도 걸을 수 있다'는 경험을 통해 삶의 질 향상은 물론, 치료 효과 역시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뇌졸중, 파킨슨병 등 뇌병변의 후유장애로 고통받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후유장애 중 특히 보행이 힘든 환자의 경우 근력감소, 심폐기능 약화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행훈련을 통한 운동기능 재활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로봇은 정보행, 역보행, 제자리 보행 기능이 있습니다. 환자는 양쪽 다리에 무겁지 않은 로봇 외골격을 착용하고 걸으면서 정상적인 보행패턴을 익힐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보폭, 무릎높이, 보행속도를 실시간으로 조절할 수 있어 환자의 상태에 따른 맞춤형 재활훈련이 가능합니다.

특히 슈바 로봇은 정보행 기능뿐만 아니라 뒤로 걷는 역보행 훈련 기능이 있어 보행과 균형능력 개선 효과를 높일 수 있습니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뇌졸중 환자 장기추적 정책용역 연구'를 진행한 결과 뇌졸중 환자의 경우 초기 집중재활치료가 환자의 중증장애 개선과 간병비용 절감, 삶의 질 향상에 큰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실제 당뇨병을 앓던 A씨(61)의 경우 갑작스런 우측 편마비와 말을 못하는 증상이 발생해 발병 12시간이 지난 후에 응급실에 도착했습니다. 응급실 도착시간이 늦어 혈전용해제 투여도 하지 못했습니다. 초기 약물 치료 후 상태가 안정돼 발병 7일째에 뇌졸중 중증도가 다소 회복됐습니다. 하지만 혼자 일어서거나 걷지 못하고 일상생활을 전적으로 타인에 의존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환자는 재활의학과에서 운동치료, 작업치료, 언어치료, 인지치료를 포함한 하루 4~5시간의 집중재활치료를 받았습니다. 초기 집중재활치료를 받았던 환자는 뇌졸중 발병 6개월 후 일부 동작에서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가족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습니다. 1년 후에는 집에서 독립적인 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장애 2등급의 환자의 경우 초기 집중재활치료군의 개선율은 84.2%로 비집중재활치료군의 73.0%에 비해 11.2%포인트나 높았습니다. 이처럼 초기 집중재활치료는 환자의 기능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범 교수는 "특히 보행재활로봇을 중추신경계 환자에게 적용할 경우, 물리치료사가 보행훈련을 시키기 어려웠던 중증환자에게도 효과적으로 훈련을 반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