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깜짝실적]

‘불안한 효자’ 반도체… 李부회장 축배 대신 해외서 광폭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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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실적발표 들여다보니
‘반도체 쏠림’ 최대 위협
3분기 영업익 17조5천억 중 반도체 부문이 14조원 차지
비수기에 D램가격 하락세, 올 4분기 후 이익축소 전망
‘실탄 45조’ 미래사업 올인
李부회장 두달만에 해외출장, AI·자동차 전장 사업 점검
인수합병 비축자금만 20조.. 파격적인 M&A도 기대

삼성전자는 지난 3.4분기에 매출액 65조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의 잠정실적(연결 기준)을 올렸다고 5일 공시했다. 이날 서울 서초대로 삼성딜라이트를 찾은 관람객들이 체험시설 등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3.4분기 매출 65조원, 영업이익 17조5000억원 배경에는 반도체가 있다. 반도체 고점 논란이 1년째로 접어들고 있지만 11분기 연속 이익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4.4분기부터는 분위기가 차츰 바뀔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실적 신기원에도 축배를 오래 들 수 없는 까닭이다. 이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미 세계 곳곳을 누비며 미래구상에 전념하고 있다.

■고점논란 뚫고 더 위로

5일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삼성전자의 잠정 영업이익은 전망치 평균 17조1669억원을 웃도는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으로 평가된다.

하루에 1902억원, 시간당 79억원을 벌어들이면서 수익률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역대 최고인 26.9%에 달했다. 100원어치를 팔면 27원 정도는 남긴다는 얘기다. 제조업에선 5%만 돼도 통상 준수하다고 말한다.

사업부문별 성적표는 오는 30일께 발표될 확정실적에서 공개된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가 13조~14조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부문별 실적 추정치를 △반도체 13조8490억원 △디스플레이 9330억원 △스마트폰 2조2229억원 △가전 7120억원 △하만 720억원으로 예상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평택 신규라인 가동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모두 크게 증가했고,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개선이 눈에 띈다. 가전도 QLED(양자점발광다이오드) TV 판매량이 개선되고 있어 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마트폰 부문은 올해 갤럭시S9노트가 출시됐지만 기대에 못 미치면서 전분기 대비 감소한 2조원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의 실적은 3.4분기 정점을 찍고 4.4분기에 다소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4.4분기 D램 가격의 소폭 하락과 스마트폰 판매량 비수기와 겹치는 시기가 맞물려 업계는 16조원 안팎의 분기 영업이익을 점치고 있다.

최대 변수는 전체 영업이익의 80%에 육박하는 반도체 고점 논란이다. 이 부분에 대해선 업계 안팎의 의견이 엇갈린다.

도 연구원은 "반도체는 내년까지 견조할 것"이라며 "4.4분기 D램 가격이 하락하겠지만 업체들이 제한적인 신규 투자를 할 것으로 보여 하락폭은 10%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분기 영업이익은 내년 2.4분기까지 하락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세대 사업에 45조원 '실탄'

반도체 고점 논란 속에서 이 부회장은 '포스트 반도체' 찾기에 집중하고 있다.

추석 연휴를 자택에서 보낸 이 부회장은 지난 3일 곧바로 해외출장길에 올랐다.

이번 행선지는 유럽과 캐나다이다. 삼성전자의 미래 먹거리인 인공지능(AI)과 자동차 전장 등을 점검하고 해외 주요 파트너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의 해외출장은 지난 8월 유럽 출장 이후 두달여 만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석방 이후 공개된 것만 6차례 해외를 오갔다. 지난 3월 유럽과 캐나다를 시작으로 5월 중국 선전과 일본 도쿄, 6월 홍콩과 도쿄, 7월 인도, 8월 유럽 등을 돌았다. 공통점은 AI와 전장사업 강화로 정리된다.

삼성전자는 영국 케임브리지, 프랑스 파리 등에 AI센터를 두고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대에선 AI랩을 운영 중이다.

이 부회장의 행보에 따라 대규모 인수합병(M&A)도 기대된다. 삼성은 M&A를 위해 20조원가량 실탄을 비축해둔 상태다.

삼성은 AI.5G.바이오.전장을 4대 미래사업으로 낙점하고 3년간 약 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여기에 M&A 투자금을 더하면 최대 45조원을 미래사업 투자에 쓸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이 부회장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어 공격적인 행보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올 연말과 내년 초가 삼성의 미래를 좌우할 분수령"이라고 강조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