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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 둘러싸고 찬반 논쟁

보수시민단체 "동성애 등 조장 위험 크고 질서문란"
진보 "학생 인권보호해야"

경남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안) 제정을 추진하자 보수시민사회단체가 강력 반발하며 조례 제정 저지에 나선 가운데,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가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촉구하고 나서 대립이 더욱 가속화 되고 있다. 연합뉴스
【 창원=오성택 기자】 경남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둘러싸고 찬반논란이 뜨겁다.

사건의 발단은 박종훈 경남도교육감이 지난달 11일 학생인권조례(안)을 공개하면서다.

경남도교육청이 공개한 경남학생인권조례(안)은 △목적과 정의, 적용범위 및 기본원칙 △자유권·평등권·참여권·교육복지권을 포함한 학생의 인권 △학생인권의 보장기구와 구제 절차를 규정하고 있다.

가장 핵심인 학생의 인권은 △인간의 존엄성과 신체 및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표현과 집회의 자유 △개성을 실현할 권리 △사생활과 개인정보의 보호 △성 정체성·성적 지향 등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 학생의 기본권을 규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헌법과 유엔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및 교육기본법, 초중등교육법에서 학생의 인권과 기본적 권리를 지키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교육현장에선 아직 이를 제대로 지키고 있지 않다는게 학생인권조례 추진 배경으로 풀이된다.

학생인권조례(안)이 공개되자 보수 성향의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학생인권조례제정반대 경남연합은 집회와 기자회견을 잇달아 열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학생인권조례(안)은 동성애와 임신·출산·낙태 등을 조장할 위험이 크고 가정과 학교, 나아가 교사와 학생 간 질서를 파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경남도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계속 추진할 경우 교육감 주민소환제에 나설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경남교총도 "경남도교육청이 발표한 학생인권조례(안)은 생활교육포기조례(안)"이라며 "학생인권도 중요하지만 현재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도내 학생들의 학력향상과 교권신장 방안부터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진보성향 시민사회단체와 정당으로 구성된 경남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경남촛불시민연대는 "인권침해는 학교 안에서 쉽게 마주치는 풍경으로 체벌과 폭언, 두발·복장 규제, 소지품 검사와 압수, 성적 차별 등이 여전하다"면서 "경남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제정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된 지도 10년이 지난 만큼 더 이상 조례 제정을 미룰 수 없다"고 조속한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경남도교육청은 이달 중으로 경남학생인권조례(안) 입법예고에 이어, 연말까지 공론화 절차 등을 거쳐 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늦어도 내년 초까지 도의회에 조례(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이 조례(안)이 경남도의회에 제출될 경우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은 도의회가 갖게 된다. 이에 따라 경남도의회는 무엇이 학생들을 위한 것이며, 상위법 률 등에 배치되는 것은 없는지 신중한 판단을 거쳐 학생인권조례 제정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려야 한다.

한편 경남에서는 지난 2009년과 2012년, 2014년 등 3차례에 걸쳐 의원·주민 발의형식으로 학생인권조례 제정이 추진됐지만 모두 무산된 바 있으며, 전국적으로 서울·경기·광주·전북 등 4곳에서 시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