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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글로벌 경제질서 재편에 대비하라

안삼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8 16:29

수정 2018.10.08 16:29

[fn논단]글로벌 경제질서 재편에 대비하라


2018년 경제성장률이 연초 예상과 다르게 2%대로 하락하고, 2019년에도 올해보다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 나오고 있다. 통계청 발표 8월 산업동향에 의하면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고 선행지수는 0.4%포인트 하락했다. 광공업 중심으로 생산이 둔화되는 가운데, 건설과 설비투자의 부진이 뚜렷하고 소비지출도 회복되지 않고 있다. 무엇보다 실업률이 3.8%로 높아져 일본의 2.4%보다 높은 것은 물론이고 미국의 3.7%(9월)를 추월했다. 일시적인 경기둔화라면 다행이겠지만 현재 우리 경제를 둘러싸고 급격히 변화되고 있는 글로벌 환경변화가 심상치 않다.

고금리, 고유가, 고관세 등 최근의 신 3고(高) 현상으로 요약되는 글로벌 경제의 국면 변화가 보여주고 있는 시그널은 외형적으로 나타나는 위협 이상의 의미가 내포돼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회복과정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희망적이었다.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 통상마찰을 필두로 보호무역주의가 대두되면서 세계경제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그러나 과거와 전혀 다른 것이 있다면 미국 경제만 독야청청, 1959년 이후 역사상 최대 호황 국면을 맞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고금리 고유가 고관세를 통해 궁극적으로 미국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까지만 해도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세계는 G2 체제가 공고히 되고 멀지 않은 미래에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했다. 그러나 미국은 셰일가스 생산기술을 개발하고, 세계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면서 그 기세를 몰아 글로벌 경제질서의 미국 중심 재편을 도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 시점에서 미국의 강공 드라이브가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는 예단할 수 없지만, 세계 경제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은 높아졌다. 미국의 중국 길들이기 정책이 중국 경제를 위축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발 세계경제 공황의 발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새로운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 시기에 가장 부담스러운 나라는 중국, 미국, 일본 등 거대국가들과의 긴밀한 분업체계 속에서 성장해온 한국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저유가·저금리 국면에서는 원가부담이 낮아지고 영업이익은 증가됐겠지만 고유가·고금리 국면에서는 수익구조가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글로벌 경제위기 가능성은 점증하고 있는데 우리는 노사 간 갈등과 대립은 심화되고, 기업은 투자를 꺼리고,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 중심의 총수요 진작책만으로는 우리 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것은 자명한데도 정부와 국회는 말로만 규제 철폐를 외치고 정쟁만 일삼고 있고 경제는 뒷전에 있다.
아차하는 순간에 60년 공들여 쌓아온 경제적 번영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새로운 글로벌 경제질서 재편의 태풍 속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구할 방책을 서둘러 세워야 할 때이다.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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