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은행

오른 전셋값에 갭투자까지..전세대출 2년새 2배 올라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09 17:22

수정 2018.10.09 21:12

급증한 가계부채 전세자금·주택담보대출 증가
부동산 규제도 비껴가며 지난달 기준 58조 육박
15일부터 다주택자 제한
전세자금대출이 지난 2년간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9월 말 기준 은행 재원 전세자금대출 총 잔액은 57조953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말 56조6077억원보다 2.38%, 지난해 같은 달 40조5745억원보다 42.83% 늘어난 것이다. 또 2016년 7월 말 잔액이 28조823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2배가량 증가했다. 2016년 9월 30조원을 넘어섰던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40조원을 넘어섰고, 올 4월에는 50조원을 넘겼다. 올 들어서는 월평균 3% 안팎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 추세라면 연내 60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자금대출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도 전세금 상승이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의 중위 전셋값은 3억4756만원, 아파트는 4억3295만원이었다. 수도권으로 범위를 넓혀도 중위가격이 3억661만원에 달하며 전국으로 따지면 중위 전셋값은 2억171만원,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2억3103만원이다. 정부가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신(新)DTI 등 규제책을 통해 주택관련 대출 줄이기에 나서고 있지만 전세자금대출은 여기에서 자유로운 것도 이유다. 올 3월부터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시작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역시 전세자금대출은 이자만 반영하도록 했다. 이 밖에 부동산시장 활황 속에 갭투자가 늘면서 전세물량이 늘어난 점, 주택금융공사 등의 공적보증을 받는 덕에 시중은행이 떠안는 리스크가 줄어든 점 등이 전세자금대출 증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오는 15일부터 공공·민간 보증사가 다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은행권 전세자금대출 증가세에 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주금공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3사는 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전세자금대출 신규 보증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또 공적보증인 주택금융공사와 HUG는 1주택자여도 부부합산 소득이 1억원 이하여야 전세자금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