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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사 해외 이직 최근 5년간 400명 육박...올 들어 감소세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3 13:49

수정 2018.10.13 13:49

/사진=fn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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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항공사 조종사들의 해외 이직이 크게 늘어나면서 항공 핵심 인력 수급에 대한 문제점이 거듭 제기된다. 신규 저비용항공사(LCC)의 출범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조종사 등 핵심 인력 부족 사태가 심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단기적으로 조종사의 정년 연장을 비롯해 체계적인 인력 양성 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다.

10일 항공업계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이후 국내 항공사에서 해외 항공사로 이직한 조종사의 수는 총 393명에 이른다.

국토위 소속 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이 국토부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를 살펴보면 해외로 이직한 조종사의 수는 지난 2014년 24명에서 2015년 92명, 2016년 100명, 지난해 145명으로 급증했다.

항공사별로 보면 △대한항공이 166명(42.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아시아나항공 81명(20.6%) △진에어 42명(10.7%) △에어부산 41명(10.4%) △제주항공 29명(7.4%) △이스타항공 26명(6.6%) △티웨이항공 5명(1.3%) △에어서울 2명(0.5%) △에어인천 1명(0.3%)으로 조사됐다.

이직한 조종사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국가는 중국이었다. 전체의 85.5%(336명)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중국 항공산업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자체적으로 조달하지 못하는 종사자들의 수요를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 인력으로 채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5년간 국내 조종사 해외 유출 현황
(단위:명)
2014 2015 2016 2017 2018
대한항공 4 46 50 59 7
아시아나항공 5 16 20 36 4
제주항공 4 10 2 13 0
진에어 0 10 14 15 3
에어부산 5 4 7 15 10
이스타항공 5 4 5 5 7
티웨이항공 1 2 2 0 0
에어서울 0 0 0 1 1
에어인천 0 0 0 1 0
합계 24 92 100 145 32
총 합계 393
2018년은 6월까지 집계
(자료:자유한국당 송석준 의원, 국토교통부)

다만 올해 들어서 지난 6월까지 32명의 조종사가 해외로 이직해 증가 추세는 꺾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항공사의 열악한 근로조건이 높은 급여 수준으로 인해 가려져 있었다"면서 "최근에는 중국에 진출한 국내 조종사들의 불만 사례가 점차 누적되고, 양국 근로조건 전반에 대한 객관적 비교가 가능해지면서 국내 조종사의 해외 유출은 급격히 감소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시아지역의 항공 산업 발전으로 조종사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항공기 제작사 보잉은 최근 발표한 조종사 및 항공 기술자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오는 2037년까지 향후 20년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항공기 조종사가 26만1000명 수준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가운데 중국의 항공기 조종사 수요가 12만8500명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지역의 항공산업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국내에서도 신규 항공사 출범에 따라 조종사 부족 상황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기존 조종사들의 정년 연장도 최근 조종사 인력 수급 부족 문제를 해결할 있는 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현행 조종사 정년 65세를 2년 가량 늘리자는 주장이다. 앞서 일본이 조종사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정년을 67세로 연장한 바 있다.

항공대 황호원 교수는 "항공사들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조종사의 건강 등 자격 관리를 엄격하게 하고 있다"면서 "조종사 정년 연장을 한시적으로 도입해 부족 문제를 해결한 뒤 인력 수급 상황을 고려해 연장 여부를 결정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종사의 연령에 따른 건강 문제는 항공기 안전성과 직결되는 만큼 정년 연장에 있어선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아울러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서 정한 정년도 65세인 만큼 국제 기준에 맞출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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