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경캡의 경찰이야기]백범 김구는 어떻게 경찰이 됐을까

김영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0 16:48

수정 2018.10.10 16:48

[시경캡의 경찰이야기]백범 김구는 어떻게 경찰이 됐을까

중국 상하이 일본 총영사관 경찰부가 지난 1932년 윤봉길 의사 의거 직후 임시정부 사무실을 급습해 압수한 문건을 토대로 작성한 '조선민족운동연감'. '경무국장 김구'가 기재돼 있다.
중국 상하이 일본 총영사관 경찰부가 지난 1932년 윤봉길 의사 의거 직후 임시정부 사무실을 급습해 압수한 문건을 토대로 작성한 '조선민족운동연감'. '경무국장 김구'가 기재돼 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주석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을 모르는 국민은 없지만 김구 선생이 경찰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백범일지'를 통해 김구 선생은 스스로 임시정부의 초대 경무국장이었음을 밝혔고 여러 독립운동 사료에 명확한 근거가 남아 있습니다. 임시정부 경무국장은 오늘날의 경찰청장에 해당됩니다.

그러면 김구 선생은 어떻게 경찰이 됐을까요.

백범일지에 따르면 국권이 침탈된 후 국내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하던 김구 선생은 1919년 3·1만세 운동이 일어나자 '만세운동 만으로는 나라를 되찾을 수 없다'고 판단해 중국 상하이로 이동했습니다.


그 해 4월 11일 임시헌장을 선포해 수립된 임시정부는 4월 25일 임시의정원 의결을 통해 초기 정부조직법에 해당하는 '대한민국 임시장정'을 공포했습니다. 임시장정에는 내무부 소속으로 경무국을 두고 행정경찰과 고등경찰에 관한 사항을 담당하도록 하는 경찰 설치의 근거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리고 1919년 8월 12일, 김구 선생은 임시정부의 경찰이 됐습니다. 당시 김구 선생은 내무총장이었던 도산 안창호 선생에게 "정부가 생기면 정부의 뜰을 쓸고 문을 지키는 문지기가 되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청원했다고 합니다. 이에 안창호 선생은 "백범 같은 이가 정부를 수호하는 게 적당하다"면서 김구 선생을 임시정부 초대 경무국장으로 임명했습니다.

김구 선생은 이후 1923년 내무총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3년여간(백범일지에는 5년간 경무국장을 했다고 돼 있는데, 내무총장 시기를 포함한 것으로 보입니다) 임시정부 경찰의 기틀을 만들었습니다.


임시정부 경찰은 요인경호와 청사 방호 등 임시정부 수호 뿐 아니라 일제 침략자와 친일파를 처단하고 각종 공작을 차단하는 등 항일투쟁도 했습니다.

실제로 백범일지에는 '왜적의 정탐활동을 방지하고, 독립운동가의 투항여부를 정찰해 왜의 마수가 어느 방면으로 침입하는 가를 살피는 임무를 수행한다'고 기재돼 있습니다.
또 젊은 의열 청년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경로가 돼 광복까지 무려 26년 간 임시정부를 유지하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습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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