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팡질팡 유가.."100달러 가능성 낮다"

브렌트유 추이. 단위:배럴당 달러. 자료:파이낸셜타임스
이란의 석유수출 금지를 앞두고 국제유가가 요동치는 가운데 배럴당 100달러 유가 가능성은 낮다고 골드만삭스가 전망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 OPEC 산유국들의 석유공급 증가규모가 이란의 석유공급 감소폭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란 석유수출이 완전히 중단되고, 베네수엘라 등 다른 산유국들의 석유생산 차질이 겹치면 우려가 현실이 될 가능성은 있다고 단서를 달았다.

골드만삭스 글로벌 상품 부문 책임자인 제프 커리는 10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지금 당장은 석유시장에 큰 수급혼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석유시장 통계에 따르면 이란의 석유 수출규모는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탈퇴 선언 한달전인 4월 하루 260만배럴로 정점을 찍었던 이란의 석유수출은 지난달 하루 160만배럴로 줄었고, 이달 첫째주에는 110만배럴로 뚝 떨어졌다. 커리는 그러나 이란 석유수출이 급속히 줄고는 있지만 석유 수요국들이 석유재고를 늘리고 있고, OPEC 등의 석유생산이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석유통계에 따르면 OPEC과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들의 산유량은 이란의 석유수출 물량 감소규모보다 하루 32만배럴 더 많았다.

커리는 배럴당 100달러 유가는 "골드만삭스의 기본 시나리오가 절대 아니다"라면서 "(100달러 유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게 되려면 이란의 석유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해 제로가 될때까지 줄고 이에 더해 베네수엘라 등지의 추가 석유생산 차질이 겹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서는 장기 선물 유가가 오르고, 근월물 선물이 하락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래에 문제가 닥칠지는 모르지만 지금 당장은 큰 문제는 없다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커리는 11월 4일 이란 석유수출 금지 조처가 시작되고 나면 제재 면제와 다른 산유국들의 증산 여부가 주된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주로 동아시아 국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이란 석유수입 허용을 요구할 전망이다. 특히 인도는 그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커리는 인도가 지난주말 이란 석유제재가 시작돼도 이란이 석유수입을 지속하겠다고 밝힌 것은 예외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루피 추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란은 경제제재를 우려해 기존 소비국들이 떨어져 나가면서 헐값이 된 이란산 석유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한편 밥 더들리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이란 제재와 관련해 석유시장의 숨통을 일부 터 줄 가능성이 감지된다고 봤다. 더들리는 이란이 지분 일부를 소유한 북해 가스전 운영에 관한 BP와 세리카 에너지의 면허 신청을 미국이 승인했다면서 이는 미국이 제재와 관련해 일부 예외를 인정할 뜻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업체와 이란 석유수입국들 일부에도 예외가 인정되면 유가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더들리는 그러나 제재개 개시된 뒤 이란 석유공급 감소폭이 얼마나 될 지 알 수가 없기 때문에 석유시장은 유가가 급격히 뛸 수도 반대로 급락할 수도 있는 '매우 변동이 심한' 상태가 앞으로 45일간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국제유가는 이날 2%대 급락세로 마감했다. 런던시장(ICE)에서는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이 전일비 배럴당 2.47달러(2.91%) 급락한 82.53달러로 밀렸고, 뉴욕시장(NYMEX)에서도 미 유가 기준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물이 1.79달러(2.4%) 밀린 73.17달러로 마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