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공룡' 넷플릭스에 韓 OTT 생태계 '속수무책'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3 09:00

수정 2018.10.13 09:00


'공룡' 넷플릭스에 韓 OTT 생태계 '속수무책'
미국 '미디어공룡'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면서 한국형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다. OTT는 콘텐츠를 별도 셋톱박스 없이 여러 개(N)의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방식을 말한다. 즉 TV, PC, 스마트폰, 태블릿 PC, 게임기 등 다양한 형태의 단말기에서 동일한 콘텐츠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13일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초고속 인터넷망 확산에 따라 세계 OTT 시장도 파죽지세로 성장하고 있다. 2010년 61억 달러에서 2016년 370억 달러로 5배 이상 증가했고 2022년에는 834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OTT 시장을 선도하는 미국에서는 사용자들이 기존 유료 TV를 해지하고 편리하고 값싼 OTT 플랫폼으로 갈아타는 현상이 뚜렷하다.
보스턴컨설팅은 2017~2022년까지 기존 케이블 사업자의 수익 300억 달러가 넷플릭스, 훌루 같은 OTT 사업자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지난해 한국 OTT 서비스 이용률은 36.3%지만 유료 서비스 이용률은 5.7%에 불과했다. 그러나 상의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 1인 가구 급증, 젊은층의 모바일 동영상 선호 등으로 OTT 시장의 성장 잠재력은 매우 크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미디어 공룡’ 넷플릭스가 양질의 콘텐츠를 앞세워 한국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만큼 국내 미디어 시장의 경쟁 심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상의 관계자는 "국내 콘텐츠 및 플랫폼 기업들이 넷플릭스에 대처하기 위한 필승 전략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12월 넷플릭스 등 OTT 사업자에 대한 법적 지위와 자료제출, 금지행위 규제 등에 대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향후 OTT를 방송관련 법령에 포함하는 통합방송법이 국회에서 발의된 후 논의 과정에서도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다는 게 방통위 방침이다. 최근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는 구글과 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국내 사업자와 망 이용대가 역차별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막강한 콘텐츠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업체들의 공세에서 '이제 자라나는' 국내 OTT 업계를 보호하겠다는 명분도 깔려 있다.

이태희 국민대 교수에 따르면 구글은 국내에서 지난해 최대 4조90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구글은 국내에서 약 200억원의 세금만 낸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매출 규모가 적은 네이버와 카카오는 2016년 기준 734억원, 300억원을 망 사용료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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