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IMF 연차총회]IMF에 모인 세계 경제수장들 “지정학적 긴장이 최대 리스크”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4 16:58

수정 2018.10.14 20:58

남미 등 곳곳서 위험 신호..美中무역분쟁 안전핀 상실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대한 우려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의 결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12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진행된 이번 연차 총회에서 각국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의 관심은 전 세계 주식시장을 강타한 폭락장세가 아닌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쏠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아르헨티나, 파키스탄은 물론 그밖에 세계 곳곳에서 위험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속에서 글로벌 구심점은 사라지고 있다. 앞으로 경제충격을 흡수할 만한 안전판이 없어진 셈이다.

■신흥시장 걸림돌 미·중 충돌

여기에 IMF 등의 자금은 충분치 않고, 자금확충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워 세계 경제는 국제공조 상실 속에 국제기구의 위기 진화력 역시 불충분한 이중의 위기를 맞게 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각국에 세계경제 탈선을 막기 위해 "함께 항해하자"고 촉구했지만 국제공조는 점점 멀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이를 누그러뜨릴 국제공조 부재가 앞으로 세계경제가 맞닥뜨리게 될 최대 위험요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IMF는 "정책 불확실성, 사상최대 수준의 부채 규모, 금융변동성 확대, 제한적 정책 대응능력 등이 경제주체들의 자신감과 성장 전망을 앞으로 더 흔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흥국 불안의 최대 배경이자 향후 위기 해결의 최대 걸림돌이 될 요인은 바로 미·중 G2(주요 2개국) 간 긴장이 꼽혔다. '신냉전' 체제로 가는 조짐이 보이는 미·중 무역전쟁은 벌써 3600억달러어치 물품에 대한 관세, 보복관세가 매겨져 있고 양국 협상 결과에 따라 달라지기는 하지만 추가 관세와 맞대응이 예고된 상태다. 비둘기파인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갈등 해소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그러나 갈등이 봉합될지는 여전히 확신할 수 없다. 므누신 장관은 다음달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동은 "어떤 결론도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초 트럼프의 대중관세 부과를 무역협상에서 유리한 카드로 활용하기 위한 지렛대로 생각했던 전문가들은 이제 트럼프가 협상보다는 중국을 꺾어 누르기 위해 사실상 중국 봉쇄에 나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무역전쟁은 길면 20년이 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伊·EU 간 긴장도 불안요인

유럽 대륙도 불안의 연속이다. 내년 3월 말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앞두고 여전히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에 들어선 포퓰리스트 정부가 유럽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이탈리아 포퓰리스트 연정은 최근 재정지출을 대폭 확대하고, 세금은 깎는 적자재정 예산안을 편성해 EU와 충돌을 빚고 있다. IMF도 이탈리아 재정악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IMF 유럽부문 책임자인 폴 톰슨은 "지금은 재정정책을 느슨하게 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