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빚에 대한 소비자태도, 부모에게 물려 받는다"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6 17:11

수정 2018.11.03 15:50

스웨덴 연구기관 분석결과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최근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부채에 대한 소비자들의 태도가 가계부채 수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고, 이는 세대 간 이전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존 가계재무 연구들은 대부분 자산 측면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고, 자산포트폴리오나 행동재무의 경우에도 자산 측면만을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부채와 과도한 대출이 금융위기 발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되면서 가계부채 행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모, 부채부담 자년에게 이전
스웨덴의 '올민버그 잇 올(Almenberg et al.)'은 부채에 대한 태도가 가계부채 수준에 미치는 영향과 부채에 대한 태도의 세대 간 이전여부를 분석했다. 이들은 스웨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부채에 대한 태도를 측정했고, 그 결과를 응답자의 연령, 성별, 교육, 소득 등의 정보를 담은 스웨덴 국세청 자료와 연결해 분석했다. 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종속변수, 부채에 대한 태도와 부채보유에 영향을 주는 여타 변수들을 설명변수로 해 회귀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교육, 소득, 부 등 사회경제적 변수들을 제외한 후에도 부채에 대해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의 소득 대비 부채비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낮았고, 이들의 차이는 연간 가처분소득의 약 60%에 해당됐다. 이외에도 연령이 소득 대비 부채비율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소였는데, 나이가 듦에 따라 역U자형, 즉 부채규모가 일정기간 증가하다가 결국 축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의 부채에 대한 태도가 다른 사회경제적 특성을 제외하고도 자녀의 부채에 대한 태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부모가 부채에 대해 부담을 느낄수록 자녀도 부채에 대해 부담을 느낄 확률이 높았고, 부채에 대한 태도의 세대 간 이전은 부모와 아들 간 보다는 부모와 딸 간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변혜원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이 연구는 부채선택이 소비평탄화(소득 흐름이 일정하지 않아도 안정적 삶을 위해 소비 수준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와 단기적 충격 처리, 자기제어 부족과 같은 심리적 요인 뿐 아니라 부채 관련 사회규범을 통해서도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부채 관련 사회규범도 영향
국가별 가계대출 행동을 검토한 다른 연구들도 문화적 차이나 사회규범이 가계의 부채선택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보여준다.
캠벨(Campbell)에 따르면 국가 간에는 신용카드 사용, 담보대출 활용정도, 변동금리 담보대출에 대한 지배적 선호 또는 고정금리 담보대출에 대한 지배적 선호 등의 측면에서 매우 다른 특징을 보이고 있다. 이를 신용시장 발전이나 조세제도 등의 차이만을 가지고 설명하기엔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변 연구위원은 "올민버그 잇 올의 분석은 부채에 대한 태도가 부채에 외생적인 요소라는 가정, 즉 개인의 부채선택이 부채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다는 가정 하에 이뤄졌다는 한계를 가진다"면서도 "그럼에도 부채 관련 정책에 대해 가계 부채비율이 어떻게 반응할지 총량적 결과를 예상함에 있어 부채에 대한 태도 또는 사회규범의 역할을 고려해야 함을 지적하고, 경제적 불평등을 결정짓는 요인에 대한 이해를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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