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위축되는 주택시장] "주택대출 자격 대부분 안되거나 되더라도 업무 복잡해 오래 걸려"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6 17:18

수정 2018.10.16 17:18

9·13대책 한달 한산한 은행 대출창구
[위축되는 주택시장] "주택대출 자격 대부분 안되거나 되더라도 업무 복잡해 오래 걸려"


9·13 부동산대책 이후 혼란에 빠졌던 시중은행 대출 창구는 금융당국이 은행권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면서 한층 차분해졌지만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 만에 영업장 분위기는 크게 위축됐다.

16일 5대 시중은행 10개 지점 관계자를 대상으로 현장 취재한 결과 공통적으로 "지난 한 달간 지점 분위기는 9·13 대책이 나온 직후에 비하면 차분해졌지만 활력은 사라졌다"는 답이 나왔다.

무엇보다 대출 진행건수가 급감했다. 모 은행 강남지점 관계자는 "세대원을 포함할 경우 주택 2~3채인 경우가 많아 대출자격이 되지 않는 사람이 많다"면서 "이들은 미리 대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지점을 내방하는 일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생활자금 연 1억 너무 적다"

대출한도가 줄어든 것도 집값이 비싼 지역의 대출수요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 한 지점 여신담당자는 "15억원 이상 하는 집을 무주택자가 10억원의 현금을 들고 와서 산다는 것 자체가 매우 드문 사례"라면서 "생활안정자금 연간 1억원 역시 너무 적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강북 지역 지점들에선 이번 제도가 너무 복잡해 업무처리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고충도 나왔다. 이 지역 여신담당자는 "고객마다 워낙 다양한 케이스가 존재하는 데다 서류를 요청한 뒤 주택소유 여부 확인을 위해 세대원들까지 사인받는 과정 자체에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들이 한 달간 가장 많이 접했던 대출거절 사례는 2주택자의 추가 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1건 이상 보유한 임대사업자의 주택취득 목적의 신규 기업여신, 맞벌이 1주택자의 주택금융공사 전세자금 신청 등이다.

■"금리 탓 서울보증보험 꺼려"

투기지역에 위치한 한 은행 지점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을 이미 1건 이상 보유한 임대사업자는 기존 주택을 처분한다고 해도 주택 취득을 목적으로 기업여신을 받을 수 없다"면서 "전세대출의 경우 서울보증보험 상품은 금리 때문에 꺼리는 고객들이 있다"고 전했다.

그나마 제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출 직후 격렬하게 항의하던 고객은 많이 줄었다.


현장의 모습처럼 4·4분기 은행권 대출영업은 수요 급감에 따라 위축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대출수요 태도지수에 따르면 가계대출 중 주담대 등 주택관련 대출은 3·4분기와 마찬가지로 마이너스를 유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4·4분기 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일반대출은 3·4분기의 7보다 크게 오른 17로 나타나 '풍선효과'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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