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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5G 상용화, ‘최초’보다 ‘최고’로 경쟁하길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7 16:57

수정 2018.10.25 08:51

[차장칼럼] 5G 상용화, ‘최초’보다 ‘최고’로 경쟁하길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전 세계 이동통신회사들의 눈치싸움이 절정에 달했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기 위해 열띤 경쟁을 펼치는 것이다.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A)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전 세계 39개국, 67개 이동통신회사는 올해부터 2022년까지 5G를 상용화할 계획이다. 이 중 10개 사업자는 올해 안에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에 가장 열을 올리는 곳은 미국이다. 미국의 버라이즌은 지난 1일(현지시간) 휴스턴, 인디애나폴리스, 로스앤젤레스, 새크라멘토 등 일부 지역에서 5G 인터넷 서비스인 '5G홈' 네트워크 서비스를 시작했다.
5G홈은 고정형 5G 서비스다. 가정이나 사무실에 설치된 5G 라우터를 통해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버라이즌이 이 서비스로 '5G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잡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의 경우 2009년 12월 스웨덴의 텔리아소네가 모바일 라우터를 통해 세계 최초 상용화를 한 것으로 인정받는다"며 이동성이 없는 고정형 서비스를 5G 상용화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우리나라도 당초 내년 3월로 잡았던 5G 상용화를 12월로 앞당겼다. 5G가 구현되는 서비스는 모바일 라우터가 될 전망이다.

모바일 라우터는 휴대용 와이파이 공유기로 이해하면 된다. 5G 신호를 라우터가 받아 와이파이 신호로 송출해 준다. 세대의 진화에 따라 새로운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때 초기부터 완벽한 커버리지를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이 시점에서 '뭣이 중헌디'라는 묵을대로 묵은 유행어가 떠오른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보다 5G를 통해 국민의 생활이 어떻게 변할지, 또 우리 경제에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지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에게는 4G에서 한 경험이 있다. 4G를 통해 고화질 동영상 서비스가 대중화되면서 유튜브가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장을 잠식하다시피 하고 있다. 물론 국민들은 유튜브를 통해 더욱 편리하게 다양한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게 됐지만, 이 자리를 국내 업체가 차지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한다.


정부의 정책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5G에 딱 맞는 기술이 갖춰졌는데, 해묵은 규제 때문에 서비스하지 못하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
우리나라 기업이 '5G 세계 최초 상용화'보다 '가장 성공한 5G 서비스'라는 타이틀을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ronia@fnnews.com 이설영 정보미디어부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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