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톡]

허리띠 졸라매는 중국 중산층

베이징 증권사 객장의 한 중국인 투자자. 연합뉴스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의 중산층은 국가경제 체질을 바꾸는 과정의 최대 보루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중국은 이번에 미국과 무역전쟁을 겪으면서 수출지향적 산업구조에서 내수소비 지향으로 체질개선에 나섰다. 내수시장에서 소비력을 높여야 대외변수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내수시장을 확 키우기 위해선 중산층 토대가 단단하고 넓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중국 중산층의 소비여력이 심상치 않다.

각종 생활비 증가와 가계부채 증가 및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미래수입 불안감 탓에 중산층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주거와 교육비 부담이 실질구매력을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꼽힌다.

도시에 근무하는 나홀로 일반 직장인은 빠듯한 월급에서 매월 임차료를 내고 생활여력이 없다. 나머지 식재료비와 교통비를 대고 나면 저축할 여력도 없는 게 현실이다. 근사한 식당이나 마음에 드는 의류를 구입하는 게 여의치 않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 때문에 맞벌이 부부가 일평생 한 푼도 쓰지 않고 저축해도 집 장만이 어렵다.

자산을 손에 쥐고 있는 중산층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경제둔화 조짐에다 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 부동산과 주식 가격이 하락하면서 중산층 자산도 타격을 받고 있다.

자녀 사교육비도 중산층의 소비력을 깎아내리는 주범이다. 중국은 특별한 연줄이 없는 한 자녀가 일류대학에 진학하는 게 중산층 삶을 누릴 수 있는 탈출구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자녀에게 더 나은 삶을 안겨주기 위해 중국 학부모들이 교육비 마련에 여념이 없는 이유다. 일류 대학에 넣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비 지출이 시작된다.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닷컴이 조사한 결과 자녀 교육에 지출하는 돈은 평균적으로 가계소득의 20%가량을 차지했다.

중산층이 상대적 빈곤에 빠지면서 중국 전체의 실질 소비여력도 그만큼 하락 추세다. 외국계 투자은행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9.1%였던 중국의 실질소비 증가율은 올해 7.5%로 떨어진 후 내년에는 7.0%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중국에서 창업이 유행하는 이유를 경제불황 우려에서 찾기도 한다.
중산층은 일부 여윳돈을 여럿 쪼개 창업가에게 분산투자함으로써 한곳에서 잭팟을 터트리고 싶어한다. 중산층보다 더 절박한 서민층 역시 절약과 저축으로 삶을 바꾸기 힘들다는 걸 알고 인생 역전을 위해 창업전선에 나선다. 인생의 한방을 위해서 말이다.

jjack3@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