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LG 구광모號 첫 사업보고… 현미경 대신 망원경 꺼내든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1 16:43

수정 2018.10.21 20:35

29일 취임 후 첫 대면보고.. 배터리·AI 미래 먹거리 이슈
정기인사 폭 결정할 최종모의고사.. 사장단 변화도 촉각
LG 구광모號 첫 사업보고… 현미경 대신 망원경 꺼내든다


LG그룹이 오는 29일 '구광모호' 출범 이후 첫 하반기 사업보고회에 들어간다.

이번 사업보고회는 40세 젊은 총수인 구광모 회장(사진)이 주재하는 첫 경영보고회이고, 사실상 다음 달 말 예정된 올해 정기 임원인사의 향배를 좌우하는 '최종 모의고사'라는 점에서 계열사마다 각별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구 회장은 첫 사업보고회를 '단기 성과'보다 '장기 성장전략'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21일 LG에 따르면 오는 29일 LG화학을 시작으로 계열사별 하반기 사업보고회가 3주간 진행된다. 상반기와 하반기 두 차례 열리는 LG 사업보고회는 전통적으로 그룹 총수가 해당 사업기간 계열사들의 성과와 향후 사업전략 방향과 목표를 보고받는 자리다.

지난해 10월 하반기 사업보고회는 구본무 회장을 대신해 구본준 LG 부회장이 주재했으며, 지난 6월 열린 올 상반기 사업보고회는 당시 ㈜LG 대표이사였던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전문경영인으로 보고를 받았다.
올 상반기 보고회는 구본무 회장 별세로 후임 총수에 오른 구광모 회장이 주주총회의 대표이사 승인 전이라 부득이 하 부회장 주재로 열렸다.

이에 따라 이번 하반기 보고회가 4대 총수인 구광모 회장으로서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계열사 대표들과 주요 사업본부장으로부터 대면 보고를 받는 자리다.

보고회에는 구 회장에 이어 지난 8월 말 ㈜LG 대표에 취임한 권영수 부회장도 배석한다.

보고회는 LG화학, LG생활건강,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유플러스 순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LG 계열사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방북도 했지만 내부적으로는 하반기 사업보고회가 총수로서 경영 전면에 나서는 의미가 있다"며 "젊은 총수가 주재하는 첫 보고회이다 보니 보고 형식부터 내용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LG 계열사 한 관계자는 "구 회장이 단기성과보다는 내년도 사업전략에 중점을 두고 보고회 준비를 하라는 메시지를 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장, 로봇, 배터리, 인공지능(AI) 등 구 회장이 각별히 신경쓰는 미래 성장사업이 보고회의 핵심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보고회가 LG 안팎에서 더 주목받는 건 다음달 말 발표될 올해 정기인사의 폭을 결정하는 방향타이기 때문이다. 계열사들 사이에서는 구 회장이 이번 보고회를 통해 사장단의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LG 전자계열사 한 임원은 "현재까지 연말 인사관련 분위기는 '시계제로' 상태라는 게 맞다"며 "다만 60대 부회장급 계열사 대표들을 비롯한 사장단 인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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