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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IN] 야구장·커피숍서 보이스피싱 홍보했더니… 한달새 9% 줄었다

기관사칭편·정부기관사칭편 경찰청 홍보영상 2편 만들어 지상파 광고·야구장서 방송.. 포스터·리플릿도 제작·배포
서울청, 컵홀더 제작 배포 대구청, 어르신 대상 연극 등 지방청별, 지역 특성 홍보
지난 9월부터 서울·부산·광주·인천·경기남부경찰청이 공동으로 실시한 야구경기장 전광판 활용한 보이스피싱 홍보 영상.
지난 9월부터 서울·부산·광주·인천·경기남부경찰청이 공동으로 실시한 야구경기장 전광판 활용한 보이스피싱 홍보 영상.

"통화할 때 보이스피싱 관련해서는 절대 말해선 안 된다"

경찰이 지난 9월 적발한 해외 거점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단체의 행동강령 중 하나다. 이들은 보이스피싱 추적이 쉽지 않은 태국·필리핀 등 국외에 콜센터 거점을 마련한 후 국내 인출책 등은 점조직 형태로 활용했다. 경찰은 '몸통'격인 이 범죄단체를 와해시킬 목적으로 올해 초 지능범죄수사대에 보이스피싱 전담수사팀을 편성, 수사해왔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지난 2015년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피해자 312명으로부터 68억 원 상당을 가로챈 3개 조직의 전모를 밝혀냈다. 총책 이모씨(36) 등 조직원 86명을 검거하고 그 중 71명을 구속했다.

당시 경찰은 "앞으로도 보이스피싱과 같이 대한민국 국민을 상대로 범죄를 저지른 자들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 엄정 처벌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대구경찰청이 고령층을 대상으로 범죄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수 있도록 실시한 보이스피싱 예방 연극.
대구경찰청이 고령층을 대상으로 범죄를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수 있도록 실시한 보이스피싱 예방 연극.


■한 달만에 발생건수 9% 줄어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오는 31일까지 보이스피싱 피해방지를 위해 집중적으로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 9월 한 달간 보이스피싱 발생건수와 피해금액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청의 우수 홍보사례를 공유하고, 홍보영상과 포스터·리플릿 등의 효과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 결과다.

보이스피싱 범죄가 발생한 현황을 살펴보면, 2017년 11월부터 피해가 크게 증가했다. 발생건수는 전월이 1831건이었던 것에 비해 2673건으로 크게 늘었고, 피해금액도 180억원에서 308억원으로 증가했다. 이후 올해 7월까지 월 평균 2700건으로 꾸준히 보이스피싱 범죄가 계속됐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집중 홍보를 시작한 이후 감소 추세로 전환됐다. 8월 2890건이었던 발생건수는 2639건으로 9%, 353억원이었던 피해금액은 326억원으로 8% 줄었다. 지난달 검거건수 역시 전년 동기간 대비 1만5399건에서 2만2311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짧은 집중홍보 기간에 비하면 유의미한 수치다.

■야구장 스크린·컵홀더 활용한 집중홍보

경찰청은 집중홍보를 위해 지난달 홍보영상을 만들어 지상파와 케이블 TV 광고 등에 송출했다. 금융기관사칭편과 정부기관사칭편 두 개로 제작된 영상은 각각 부모세대, 젊은 세대의 경각심을 유도하기 위해 제작됐다. 아이들이 대출사기형 보이스피싱에 대해 걱정하며 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금융기관사칭편은 서울·부산·광주·인천 등 야구장 스크린에도 송출되며 시민들이 경각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달에는 관련 포스터 3만부와 리플릿 15만부를 제작해 배포하기도 했다.

일선 지방청 역시 생활매체 등을 활용해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홍보를 전개했다.

서울청은 보이스피싱 예방홍보문구가 인쇄된 컵홀더 2000개를 제작, 커피숍에 배포했다. 매장별로 주로 방문하는 고객들의 연령·성별 등을 특정해 집중홍보를 실시했다.

대구청은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보이스피싱 예방이 주제인 '정신차려요'란 연극을 공연했다.
경남청은 이미지 현출 장치인 '로고젝터'를 유동인구가 많은 공원, 주택가 등에 설치해 야간 홍보에 활용했다.

경찰은 남은 홍보기간동안 이 같은 지방청 우수 홍보사례를 공유하고, 홍보 효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금감원과 연계한 '보이스피싱 제로 캠페인' 등 남은 기간 다양한 방법으로 홍보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