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윗분'이 직접 챙겨야 가능한 혁신

규제는 권력이다. 정부는 모든 국민에게 공정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좋은 규제'를 곳곳에 심는다. 그게 인허가권이다. 대(對)중소기업 '갑질' 방지책이나 과한 삼림훼손을 막는 그린벨트 등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인허가권은 '나쁜 규제'를 만들기도 한다. 우버, 콜버스, 풀러스 등 '신박한'차량공유 서비스들이 번번이 퇴출됐다. 아직 시민들은 돈을 지불하면서도 불편한 경험을 하거나 습관처럼 탑승을 거절당한다.

한 대기업은 농촌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스마트팜을 조성하겠다고 몇 번이나 시도했다가 각종 규제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스마트팜은 농산품 생산성을 올리고 가격은 낮춰주는 농민과 소비자에게 윈윈인 사업모델이다.

원격의료, 핀테크 등 '나쁜 규제'가 없는 영역을 찾기가 더 어렵다. 기득권의 반발로 신사업을 옥죄고 있는 이런 '나쁜 규제'도 결국 정부, 청와대, 대통령이 다스린다. 나쁜 규제도 결국 권력이 주체라는 점이 아쉽다. 분명히 훨씬 많은 시민들이 승차공유 등 새로운 서비스 도입에 찬성한다. 하지만 중앙정부나 지자체는 이를 가로막는다.

권력은 왜 기득권 편에 설까.

우리나라는 권력 의존적이다. 대통령 의존적이고 정부 의존적이다.

승차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길 원하지만 책임은 국가가 지길 원한다. 혹여 범죄라도 일어나면 당장 국가는 뭐하냐며 대통령, 정부 탓을 할 거다. 일반 택시에서도 범죄가 발생하는데 우리는 서비스를 승인해준 국가를 비난한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신 서비스를 인허가해줬던 공무원은 수세에 몰린다. '괜히 규제를 풀었다.' 공무원은 생각한다. 이는 결국 '나쁜 규제'로 돌아와 시민의 편의와 맞바꿈된다. 이 과정에서는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

기술발전과 유교문화가 뒤섞인 구조 속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혁신은 '윗분'이 직접 챙겨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권력이 곧 혁신이 된다. 가장 '윗선'일수록 혁신의 폭도 커진다. 우리나라 혁신에는 책임이 필요하다.
많은 벤처·스타트업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혁신벤처 생태계에 대한 위기를 말하고 있다. 늦고 뒤처진다는 것이다.

60%가 넘는 고공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대통령이 남북관계뿐 아니라 혁신성장도 '직접' 굽어살피길 바란다.

psy@fnnews.com 박소연 산업2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