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사전문가 "비행금지구역 한미 방위력 약화시킬 것"

북한에만 유리한 조치..美 위험을 감수하면서 수용
DMZ 부근 미군 부상자 발생시 헬기 수송도 못해

9월평양공동선언을 계기로 도출된 9·19남북군사합의서에 따른 비행금지구역 지도. /사진=연합뉴스
미국 군사전문가들은 "군사분계선 (MDL) 주위의 '비행금지구역' 설정이 한미 연합군의 전투력과 방위태세를 약화시킬 것이 자명하지만 미국은 위험을 감수하면서 한국의 결정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특수작전사령부 대령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북한에 이로운 것이고 이는 미국 뿐 아니라 한국군에게도 우려할 만한 일"이라면서 "이는 한미 연합군의 군사력과 방위태세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항공유가 부족해 전투기 훈련도 제대로 시키지 못하는 북한에 비해 압도적인 공군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미 연합군이 비행금지구역의 설정으로 작전 활동을 펴지 못하면 결국 북한에만 유리한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정찰에 제약이 생기는 문제도 발생한다.

맥스웰 연구원은 정보·감시정찰(IRS) 역량에서 북한은 한미 연합군에 동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낙후된 전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비행금지구역의 설정으로 손해는 보는 것은 미군과 한국군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랄프 코사 태평양포럼 소장도 비행금지구역의 설정으로 비무장지대(DMZ) 일대의 IRS 활동에 지장이 생기는 것은 미국이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말했고,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비행금지구역은 미국 입장에서 이해가 안가는 일"이라고 단언했다.

베넷 연구원은 "비행금지구역이 설정됨에 따라 판문점 인근 지역에서 미군이 부상을 당할 경우 헬기를 띄울 수도 없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안보는 물론이고 의료에 관련된 사안도 간과된 합의"라고 비판했다.

맥스웰 연구원은 "비행금지구역 설정은 유엔군사령부와 미 국방부와 충분한 상의를 거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 문제는 한·미 고위당국자 회담에서 논의될 일"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한국과 미국은 모두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영향을 주기를 바라지 않고 있고 협상과정이 지속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결국 남북군사합의서 이행 준수를 합의할 것"이라면서 "다만 미국은 이 합의로 인해 한국의 방위가 약화되고, 한국을 위험에 처하게 한다는 점만큼은 감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