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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자 美국채 매입 확 줄었다..글로벌 금융 불안감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4 13:51

수정 2018.10.24 13:51

외국인의 美 국채 보유 비율 41% … 15년래 최저
美 국채 수익률 상승과 증시 하락의 일부 원인으로 지적돼 
美 재정적자 확대, 해외 투자자들의 달러 포트폴리오 축소가 美 국채에 부정적
연준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헤징 비용 상승도 외국인들의 국채 매입에 영향
글로벌 안전자산으로서 국채 시장 위상 흔들린다는 조짐은 없어
미 국채 외국 투자자 보유비율 단위% 자료"미 재무부 (맨오른쪽. 2018년8월)
미 국채 외국 투자자 보유비율 단위% 자료"미 재무부 (맨오른쪽. 2018년8월)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국채 매입이 감소하면서 글로벌 금융과 경제의 중심축인 15조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시장이 잠재적 전환점을 맞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외국 중앙은행 등 해외 투자자들의 전체 미국 국채 보유는 780억달러 증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동기의 절반을 약간 넘는 액수다. 이 기간 재무부가 불어난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정기 국채 입찰 규모를 확대했음을 감안하면 외국인들의 국채 매입 비중이 크게 축소됐음을 의미한다. 현재 전체 미국 국채에서 외국 투자자들이 보유한 비율은 41%로 15년래 최저며 2013년의 50%에서 9%포인트나 축소됐다.

물론 아직까지 미국 국채의 위상에 심각한 문제가 제기된 것은 아니다.
국채 수익률은 역사적 기준에 비춰 여전히 낮다. 국채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면서 광범위하게 거래되는 안전한 유가증권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할 위험에 처했다는 신호도 거의 목격되지 않는다.

하지만 WSJ은 외국인들의 미국 국채 매입 열기 약화가 금년 가을 국채 수익률 급등(가격 하락)에 일부 원인을 제공했고, 그 결과 9년간 이어진 미국 증시의 랠리가 흔들리게 됐다는 것은 명백하다고 지적한다. 국채 수익률 상승은 기업과 투자자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늘리고 배당금 투자를 겨냥한 주식의 매력을 축소시킴으로써 증시에 피해를 주는 게 일반적이다.

투자자들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우려의 하나는 미국 재정적자다. 미국의 2018 회계연도 재정적자는 감세에 따른 재정 수입 감소와 국방비 등 지출 확대로 6년 최고로 불어났다.

게다가 일부 중앙은행, 국부펀드, 글로벌 투자자들이 포트폴리오 다원화 차원에서 달러 자산을 줄일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도 미국 국채에는 부정적이다. 일부 국가들은 미래의 경제적 혼란를 견뎌낼 충분한 달러를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 미국 국채의 추가 매입에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에 의하면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달러의 비중은 금년 2·4분기에 62.5%로 하락, 5년 최저를 기록했다. 골드만 삭스는 이 기간 러시아 중앙은행 혼자 최대 850억달러 상당의 달러 표기 자산을 매각했을 수 있다고 추산한다.

외국인들이 미국 국채 매입을 꺼리는 또 다른 주요 요인은 외환 헤징 비용 부담이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해외 투자자들의 달러 헤징 비용은 연율 3%에 도달, 달러 자산 거래의 수익성을 악화시켰다. 연준이 통화정책을 예상보다 더 긴축적인 방향으로 몰고 가거나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지연될 경우 헤징 비용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애버딘 스탠더드 투자연구소의 제레미 로슨 소장은 WSJ에 미국 정부가 국채 발행을 늘리고 연준이 채권 매입 속도를 늦추고 있기 때문에 연구소 채권팀은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고 말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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