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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비핵화 협상 지연..대북제재 장외 신경전엔 열 올려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8 15:58

수정 2018.10.28 15:58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연합뉴스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연합뉴스

북미가 비핵화 협상은 놔두고 장외 신경전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미국은 북한의 사이버공격 비난·제재, 북한과 거래한 제3국 제재 등 올해 9차례 대북제재를 단행해 지난해 수준(8회)을 넘어섰다.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협상 제의에 반응을 보이지 않고, 제재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와관련 외교부 등에 따르면 비건 특별대표는 28일 방한해 29일부터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한반도 정세 관련 어떤 협의가 진행될지 주목된다.

■美, 대북제재 압박에 주력
미국 정부의 올해 대북 독자제재는 9차례로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 집중됐던 지난해(8차례) 제재 횟수를 이미 넘어섰다고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대북제재 대상은 개인과 기관 등 117건에 달해 지난해(124건) 수준에 근접했다.


특히 올해 북한·중국·러시아 국적 등의 선박 40여 척을 추가 제재해 북한의 해상 활동 제재가 많았다. 이는 대부분 유엔 안보리가 금지한 선박 간 환적으로 북한과 석탄과 석유 등을 거래한 것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 등에서 북한산 석탄 대금 송금 문제가 민감하게 다뤄졌다.

국감에서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북한산 석탄 대금이 우리 금융기관을 통해 송금된 사실이 있냐"고 질문하자 증인으로 출석한 김영문 관세청장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향후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 우려감도 나오는 상황이다.

지난 8월 북한산 석탄 운반 의혹을 받는 진룽호와 샤이닝 리치호, 안취안저우 66호 등이 포항 등에서 석탄을 반입한 것으로 나타나 관세청 등의 조사가 진행된바 있다.

미국은 최근 북한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서도 압박을 가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26일(현지시간) "북한은 파괴적이고 유해한 사이버 활동을 하고 있다"며 "북한에 책임을 추궁하고, 도발적이고 무책임한 행동에 대가가 따를 것"이라고 했다.

■北은 실무협상 무응답..제재완화 요구
북한은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하면서, 미국과 실무협상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또 2차 북미정상회담이 사실상 내년초로 늦어지자, 우선 북러 정상회담 조율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신홍철 북한 외무성 부상은 27일 모스크바를 방문해 북러 외무성 부상급 협상에 나섰다.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26일(현지시간) "신 부상과 다음주 모스크바에서 회담할 것"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러 관련 "방문 날짜를 고려하고 있으며,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은 미국과 비핵화 실무회담에는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건-최선희 라인의 실무회담 불발에 이어 또 폼페이오 장관이 제안한 다음주께 북미 고위급회담도 아직 응답이 없다.

비건 특별대표가 이날 방한해 최 부상과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가질지에 관심은 높아졌다.
하지만 미국측은 비핵화 실무협상이 지연되자 대북제재에 열을 올리며 남북 철도 공동조사, 산림협력, 군사긴장완화 조치 등에 불편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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