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데스크 칼럼] 수소에너지, 선택이 아닌 필수

김용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8 17:00

수정 2018.10.28 17:00

[데스크 칼럼] 수소에너지, 선택이 아닌 필수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중순 프랑스에서 현대자동차가 수출한 수소전기차를 시승한 이후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단순한 관심을 넘어 수소전기차에 대한 구체적인 문의와 구매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그동안 수소전기차의 상용화 가능성에 여러 논란이 많았는데 국산 수소전기차가 프랑스에서는 파리의 도로를 내달린다고 하니 이젠 생각이 달라져 믿음을 갖기 시작한 모양이다.

이처럼 프랑스에서는 보급되기 시작한 수소전기차가 정작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태동된 지 5년이 지나도록 제자리를 맴돌고 있었다니 아쉬운 마음이 크다. 지난 2013년 현대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형 수소차를 출시한 이후 수년이 지나도록 국내에 보급된 수소전기차는 고작 400여대에 불과하다. 연평균 80~90대쯤 팔린 것으로 거의 거리 테스트용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민망한 수준이다.
자동차 제조 후발주자인 한국이 처음으로 글로벌 자동차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를 내놨음에도 여러 논란과 무관심 속에 방치돼온 셈이다.

석유 외 에너지로 자동차가 달린다는 건 예전엔 꿈이었다. 특히 1~2차 오일쇼크를 겪어본 세대들에게 석유 외 대체에너지는 일종의 생존이자 희망이다. 지난 1973년과 1978년 두 차례에 걸쳐 시작된 오일쇼크는 우리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주고 에너지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을 고조시켰다. 석유에 대한 국민적 갈망이 얼마나 컸으면 박정희 정권 시절 경북 포항에서 석유가 나온다는 정부의 발표까지 나와 온 국민이 환호하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면서 희대의 해프닝은 흐지부지 막을 내렸지만.

그래서 우리에게 수소에너지는 더욱 반갑지 않을 수 없다. 현재는 수소 대부분을 석유연료 정제 과정에서 분해를 통해 얻고 있지만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을 수도 있는 만큼 기술발전과 함께 대체에너지로서의 가치가 더욱 올라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게다가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요즘 수소전기차가 갖는 친환경성은 또 다른 강점이다. 공기 중 산소를 결합시켜야 하는 수소차에는 초미세먼지까지 걸러지는 공기필터가 장착돼 있어 수소차 1만대가 운행되면 디젤차 2만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고 이는 나무 60만그루를 심는 것과 같다고 한다.

여러 장점으로 인해 세계 각국은 수소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정책들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오는 2030년까지 수소차 100만대, 충전소 1000기 이상을 보급할 계획이다. 일본은 '수소사회 실현'을 국가 에너지 정책의 주요 목표로 내걸었다.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수소차 보급대수를 4만대로 늘리고, 수소충전소를 160기로 확대하겠다는 계획하에 지원을 대대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우리도 문 대통령이 각별한 관심을 보이면서 수소전기차가 다시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울산에서는 수소전기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인천시는 수소충전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고 2020년까지 2000대의 수소전기차를 보급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2021년까지 수소충전소를 6곳으로 늘리고, 2022년까지 수소차 3000대를 보급하기로 했다. 모처럼 달궈진 수소전기차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다시 사그라들지 않도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미래의 에너지인 수소에 대한 대비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yongmin@fnnews.com 김용민 산업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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