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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찮은 증시] "최악땐 1800" "반등할 것" 팽팽 …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

강문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8 17:14

수정 2018.10.2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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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고 있다" 코스피 10월 13.5% 급락 월간 하락률 네번째로 커 美 중간선거·중국관세 등 불확실성 높일 이벤트 줄줄이
"해뜨기 전 가장 어둡다" 美 금융시스템에 문제 없고 한국 증시 과도하게 저평가 과거 단기급락때 바로 반등 2000선 안팎 저점 의견도
[심상찮은 증시] "최악땐 1800" "반등할 것" 팽팽 …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

[심상찮은 증시] "최악땐 1800" "반등할 것" 팽팽 … 투자심리 회복이 관건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는 증권사 리포트 제목에서 보듯이 한국 증시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달러화 강세, 국내외 경기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다른 나라보다 낙폭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청와대 국민소통 게시판에 주식시장을 활성화하라는 국민청원이 빗발칠 정도다.

지난주 국내 증시는 1차 지지선인 코스피 2100 선이 속절없이 무너졌다. 증권가에서는 이제 2000 선 지지도 장담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지난 주말 미국증시가 아마존, 구글 등의 실적악화로 일제히 급락한 것도 투자심리를 움츠리게 만드는 요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증시가 절대적인 과매도 구간으로 더 이상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지수가 잠시 2000 선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은 있지만 곧 반등할 수 있다는 얘기다.

■최악 땐 1800, 1530까지 밀릴 수도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말 코스피 지수는 2027에 장을 마쳐 나흘째 연중 최저치다. 10월에만 13.48% 급락했다. 1997년 외환위기, 2000년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제외하면 월간 하락률로는 가장 크다. 대만을 빼고 아시아 주요 증시에서 낙폭이 가장 크다.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불확실성이 너무 많은 게 문제다. 앞으로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발 이벤트는 많다. 11월에 이란 경제제재 발표, 중간선거, 미·중 정상회담이 예고돼 있고, 12월에는 금리인상, 내년 1월 1일 대중국 관세 추가부과 등이 줄을 잇는다.

증권가에서는 글로벌 신용위기 등 최악의 경우 코스피지수 하한선을 1800 선은 물론 1530 선까지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이다. 물론 가능성은 극히 적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무역분쟁 사태가 위안화 약세와 중국 금융위기로 확산된다면 우리 경제의 중국 의존도를 감안할 때 2003년과 2008년 수준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다행히 아직 금융부문의 균열 조짐은 없다"고 밝혔다.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은 과거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고, 원·달러 환율도 옛날 같았으면 1200~1300원까지 상승했을 텐데 이번엔 1150원을 쉽사리 넘기지 못하고 있다.

박 연구원은 "코스피지수는 2003년 IT 버블 붕괴 후 경기침체기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69배까지 하락했고,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엔 저점 기준 0.81배까지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2011년 유럽 재정위기 당시에는 1.02배, 2016년 국제유가 하락과 신흥국 경제위기엔 0.93배까지 떨어졌다.

실물 경제 리스크가 금융 리스크로 옮아가면 한국의 중국 경제 의존도를 고려해 주가가 2003년과 2008년 수준까지 떨어진다면 코스피지수는 1530 선, 1800 선이 저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프랑스 투자은행인 CLSA도 글로벌 신용경색으로 금융위기가 오면 코스피지수가 1800 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하지만 글로벌 신용경색이라는 극단적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코스피는 이미 바닥권이라고 진단했다.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두워…반등 대비해야"

'해 뜨기 전이 가장 어둡다'는 증시 격언처럼 2000 선 안팎이 저점이라는 의견도 많다. 한국증시의 공포심리가 극에 달한 상황이지만 미국 금융시스템에 문제가 없는 이상 증시가 더 이상 추락하긴 어렵다는 얘기다. 과도하게 저평가된 주가도 반등 가능성을 높이는 이유다. 현재 자산가치 대비 주가 수준인 PBR과 이익 대비 주가수준(PER)은 10년 전 금융위기 때만도 못하다.

문제는 겹겹이 쌓인 악재만큼이나 투자자들의 심리가 극도로 나빠진 점이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비관보다는 장기적으로 숨은 진주 찾기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과거 증시가 단기 급락 때 곧 바로 반등한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코스피는 거래일 기준으로 4주 연속 12% 하락했다"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코스피가 4주 연속 10% 이상 폭락했던 사례는 총 17번이고, 이후 4주간 6.3%와 12주간 9.9% 반등했다"고 말했다.

미국 증시 폭락이 국내 증시의 반등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미국은 무역전쟁과 금리인상으로 신흥국 증시 폭락을 방관해왔다"며 "증시 충격은 시차를 두고 실물 경기에도 반영되는데 결국 미국은 정책 수정이 불가피해졌다"고 진단했다. 방향성이 바뀌면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 증시도 긍정적인 흐름을 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우려와 공포가 너무 높아 밸류에이션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지만 현 가격 수준에서는 언제라도 기술적 반등이 나타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실적개선이 확인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mskang@fnnews.com 강문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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