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이재용 부회장, 국내외 주요 사업 총점검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29 17:01

수정 2018.10.29 17:01

중장기 사업비전 마련 위해 올들어 일곱번째 해외 출장..국내선 집무실 대신 현장行
이재용 부회장, 국내외 주요 사업 총점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이 올들어 국내외 주요 사업장을 사실상 총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반도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자동차 전장부품, 바이오 등 주력 사업부터 신성장 분야까지 빠짐없이 챙기는 현장 경영 행보가 정점을 치닫고 있다.

재계에서는 급변하는 정보기술(IT) 산업 환경과 '반도체 위기론' 속에서 미래성장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중장기 사업 비전을 마련해야 한다는 이 부회장의 절박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숨가쁜 국내외 현장경영

29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 특별수행원으로 방북 출장에서 돌아와 추석 연휴를 지낸 뒤 이달 3일부터 20여일간 북미와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 이 부회장은 이번 북미와 유럽 출장기간동안 영국과 캐나다 인공지능(AI) 센터와 유럽 본사 등을 둘러보고, 스위스와 독일에서는 바이오와 완성차업계 고객사들과 사업 관련 회동을 폭넓게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은 지난 3월, 7월에 이어 세 번째 출장이다.


이 부회장은 최근 북미·유럽 출장에서 귀국했지만 여독도 가시기 전에 곧바로 베트남 출장길에 오른다. 오는 30일 베트남을 2박3일 일정으로 방문해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면담을 갖고 박닌·타이응우옌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공장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공장은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을 담당하고 핵심 사업장이다. 삼성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전중인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글로벌 휴대폰 사업 전략에 힘을 북돋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의 베트남 출장은 올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일곱번 째 해외 출장이다. 한 달에 한 번꼴 글로벌 출장 경영을 이어오는 셈이다. 이 부회장은 올해 해외 출장에서 미래 먹거리인 AI와 차량용 전장 사업을 집중적으로 점검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내 행보를 포함하면 출소 이후 사실상 주력 사업 전반을 챙겼다는 평가다.

■'넥스트 반도체' 찾는 '시간과의 싸움'

이 부회장은 국내에서는 출소 이후 '집무실없는' 경영도 이어오고 있다. 지난해 초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해체 전까지 주로 서울 삼성전자 서초동으로 출근 경영을 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삼성 계열사 한 임원은 "이 부회장은 항소심 출소 이후 특정 집무실로의 출퇴근 경영이 아닌 '이동식 경영'을 하고 있다"며 "국내만 하더라도 삼성전자 수원사업장, 삼성 서초사옥, 태평로 삼성본관, 한남동 승지원 등을 적절히 활용해 고객사 미팅이나 경영 회의를 하는 실용주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지난 8개월간 공식·비공식적으로 숨가뿐 경영일정을 소화한 건 반도체를 이을 먹거리 발굴이 시급한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80% 가까이를 차지하는 반도체 사업이 올들어 D램 가격 하락 등 고점 논란이 지속된 게 이 부회장의 경영행보를 재촉했다는 관측이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일년간 수감생활을 하는동안 대규모 인수합병 등 삼성의 중장기 경영시계가 멈춘 것은 사실"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반도체 사업도 불확실성이 대두되면서 주력 사업과 미래 사업의 청사진을 서둘러 마련해야 하는 '시간과의 싸움'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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