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삼성 3분기 영업익 17조 돌파] D램 무한질주.. 삼성전자, 반도체 100원 팔아 55원 남겼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31 17:25

수정 2018.10.31 20:51

기술력으로 고점논란 극복 D램 영업이익률 70% 육박
디스플레이, 불황에도 1兆 반도체 쏠림은 대처 필요
가격 하락에 계절적 비수기 투자규모 줄이고 탄력 대응
[삼성 3분기 영업익 17조 돌파] D램 무한질주.. 삼성전자, 반도체 100원 팔아 55원 남겼다

[삼성 3분기 영업익 17조 돌파] D램 무한질주.. 삼성전자, 반도체 100원 팔아 55원 남겼다

[삼성 3분기 영업익 17조 돌파] D램 무한질주.. 삼성전자, 반도체 100원 팔아 55원 남겼다

[삼성 3분기 영업익 17조 돌파] D램 무한질주.. 삼성전자, 반도체 100원 팔아 55원 남겼다


삼성전자가 분기 영업이익 17조원 시대에 진입한 것은 반도체 덕분이다. 반도체 고점 논란 속에서도 무려 11분기 연속 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반도체는 삼성전자 실적의 키(Key)가 됐다.

그러나 반도체 슈퍼호황은 양날의 칼이다.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 릴레이를 자축하지 않는 것도 향후 반도체시장 전망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다 미·중 통상전쟁,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재판 등의 불확실성이 회사 분위기를 긴장으로 몰고 있다. 회사는 투자 조절과 경쟁사보다 한발 빠른 기술력을 내세운 초격차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D램, 꿈의 수익성 '무한질주'

삼성전자는 올 3·4분기 매출 65조4600억원, 영업이익 17조5700억원을 올렸다고 10월 31일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5%, 20.9% 증가했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매출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은 26.8%를 기록했다. 100원어치를 팔아 27원을 남긴다는 의미다. 일반적인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5%인 것을 비교하면 '꿈의 이익률'이란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인 반도체의 실적 신기원은 이번에도 계속됐다. 반도체 부문은 매출 24조7700억원, 영업이익 13조6500억원을 각각 올리면서 나란히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4분기 10조원을 돌파한 뒤 올해 1·4∼2·4분기에는 11조원대를 나타냈다가 3·4분기 13조원대까지 올라섰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55.1%에 달했다. 특히 삼성 반도체의 주력제품인 D램은 이번에 영업이익률 7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삼성 D램은 같은 단위의 제품이라도 성능과 제품 질적인 면에서 경쟁사를 압도한다"며 "이는 완성품(세트) 업체의 제품 완성도와 직결된다. 수요가 우위에 있는 반도체 호황 시기에는 공급 계약을 할 때 삼성이 우위에 서는 배경이 된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모바일(IM) 사업부문은 영업이익 2조2200억원을 올리며 다소 주춤했고, 소비자가전(CE) 부문은 560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양자점발광다이오드(QLED) TV가 전년보다 3배 이상 팔리며 가전 실적을 끌어올렸다.

패널 업계의 불황에도 디스플레이 사업이 1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린 것이 눈길을 끈다.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3종 중 2종에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한 영향이 컸다.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은 3·4분기 판매가격이 다소 오르면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불안한 LCD 업황을 극복하기 위해 OLED의 스마트폰 채용률을 높이고 전장, 폴더블 등 신성장 분야를 개척하겠다는 각오다. 최권영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OLED 패널은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다"며 "내년에는 이런 수요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율 효과도 반가웠다. 삼성전자는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나타내면서 부품사업을 중심으로 전사적으로는 전분기 대비 약 8000억원 수준의 긍정적 환율 영향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쏠림 걱정, '대들보'는 굳건

반도체는 가문을 일으킨 효자지만, 동시에 가장 걱정되는 자식이다. 대들보가 흔들리면 온 집안이 불안한데 반도체가 딱 그렇다.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77.7%에 달한다. 언젠가는 불황 사이클이 올 수 있다는 준비가 돼 있지만 회사는 반도체 전망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는 고점논란 속에서도 투자규모를 오히려 더 늘리면서 맞대응했다. 결과는 삼성전자가 옳았고, 실적이 증명했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반도체 가격이 몇개월째 하락을 지속하면서 이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며칠 전 SK하이닉스에 이어 이날 삼성전자도 투자규모를 줄인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일단 4·4분기는 반도체 같은 부품이 계절적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다. 공급업체의 64단 3D 낸드플래시 공급이 증가하고, PC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 경쟁도 심화해 낸드의 가격 하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D램은 전반적으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나 일부 고객사의 단기적 재고조정 등으로 가격이 안정화될 가능성이 있다.

내년 메모리 시장은 2·4분기 이후 서버와 모바일 중심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급 상황이 안정될 것으로 삼성전자는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4·4분기 반도체 시황의 둔화 영향으로 실적이 전분기 대비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D램 전망에 대해서는 "IT 사업의 트렌드상에서 볼 때 메모리의 중요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 서버·모바일 중심으로 견조한 수요가 지속하고 수요 증가세가 공급 증가세를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반도체 공장의 상층은 계획대로 증설되고 있다"며 "2019년에는 어느 시점에서 얼마나 증설할지 구체적으로 결정한 바는 없으나 일부 낸드 라인을 D램으로 전환하는 방향 등을 지속해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