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각막이식 세 번 실패… 인공각막 이식 후 시력 나아져"

인공각막이식술
유리·플라스틱 등 얇게 깎아 만들어
이식각막 5년 생존율 47%, 인공은 75%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태영 교수가 환자에게 인공각막이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각막이 손상돼 시력을 상실한 경우에는 각막이식을 하는 방법이 최선입니다. 사람의 각막은 안구의 제일 앞쪽에 위치해 눈의 표면을 덮은 유리창과 같이 투명한 부분입니다. 이 각막은 눈을 보호하고 빛을 망막에 보내 사물을 볼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외상, 심한 염증 등이 발생해 각막이 회복 불가능한 손상이 발생하면 각막이 붓거나 하얗게 혼탁해집니다. 이 경우 각막을 통해 빛이 잘 통과할 수 없게 되면서 시력장애가 발생합니다. 시력이 떨어지다가 결국 시력을 상실하게 되고 각막이 하얗게 변하면 미용적으로도 고민이 됩니다. 이처럼 혼탁한 각막을 제거하고 투명하고 건강한 각막으로 바꾸는 수술이 '각막이식술'입니다.

문제는 각막이식을 하려면 뇌사자에게 각막을 공여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습니다. 뇌사자 각막이식 수술은 장기이식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지난 2000년 74건이었고 2016년 418건에 불과합니다. 이식 대기자 수에 비해 기증자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실정입니다.

또 각막이식술이 성공해도 각막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최근 국내 병원에서 인공각막 이식수술을 도입해 각막이식 대기자와 여러 차례 각막이식술을 시행한 사람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정태영 교수는 1일 "인공각막 이식수술은 각막 이식에 여러 차례 실패해 좌절한 환자들에게는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다"고 했습니다.

이 병원에서 인공각막을 이식한 70대 A씨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왼쪽 눈의 각막을 이식받았습니다. A씨는 눈 앞 30㎝ 너머는 손가락을 셀 수도 어려울 만큼 시력이 안 좋았습니다. 하지만 이식 후 면역억제 치료 등 각막을 보존하려고 애썼지만 결국 실패로 끝났습니다. A씨는 인공각막을 이식 받은 후 시력이 0.4까지 회복됐습니다.

인공각막은 실제 각막 대신 같은 효과를 내도록 유리나 플라스틱 등 투명한 재질의 소재를 얇게 깎아 만든 것을 말합니다. 환자 눈에 고정시키기 위해 인공각막과 기증자에게 받은 각막 주변부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이뤄집니다.

특히 인공각막은 A씨처럼 각막 이식에 여러 번 실패한 사람들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게 강점입니다. 일반적으로 각막 이식을 했지만 이식 실패로 수술이 거듭되면 갈수록 각막을 보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학계에서도 각막이식 수술 후 실패한 환자에게 전층각막이식을 다시 시행했을 때 이식각막이 5년을 버티는 경우가 47%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공각막은 75%로 이보다 훨씬 높습니다.


또 각막 주변부가 불투명하게 변하더라도 시력에 중요한 중심부를 대신한 인공각막은 투명하게 유지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따라서 인공각막이식은 각막을 이식 받고도 여러 번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 환자나 일반적인 각막을 이식했을 때 각막생존율이 크게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습니다.

정 교수는 "환자들의 시력회복이라는 희망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련 의술을 더욱 다듬고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