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창원의 차이나 톡]

전방위 압박받는 ‘중국의 기술탈취’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중국의 '기술굴기'가 서방 선진국의 거센 압박에 직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기술탈취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며 양국 간 무역전쟁 해소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관련 안건을 올려놓을 것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중국이 기술탈취 논란에 대해 정면 반박하면서 관련 협상은 공회전 상태다. 이성적 논의가 꽉 막힌 상황에서 미국이 꺼내든 두번째 압박카드는 바로 네거티브 전법인 듯하다. 서방에서 연구하거나 취업한 중국 전문가들을 잠재적 스파이로 간주해 대중국 압박 강도를 끌어올리는 식이다.

미국 사법당국이 중국 정부의 정보장교 2명을 포함해 중국인 10명을 자국의 주요 항공기술을 빼내려 한 혐의로 무더기 기소했다는 소식이 대표적이다. 중국인에 대한 스파이 혐의 기소는 지난 10월 이후로만 벌써 세 번째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이 중국의 기술탈취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론화시켜 각국의 지지를 끌어내는 모양새다. 미 법무부는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서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5년간 미국 및 프랑스의 우주항공업체 컴퓨터를 해킹해 기술을 빼낸 혐의로 중국인 10명을 기소했다.

존 데머스 미 법무부 차관보는 "지난 9월 이후로만 세 번째로 미국의 지식재산을 훔치려던 중국 정보장교 등을 기소했다"면서 "이는 단지 시작일 뿐이며, 미국의 독창성과 투자물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인 스파이 기소에 이어 중국 기술진들이 서방 선진국을 향해 방대한 기술탈취를 벌이고 있다는 언론 보도까지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기술탈취가 미국에 국한된 게 아니라 유럽 등 주요 선진국도 마찬가지라는 뜻이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중국 인민해방군의 지원을 받은 중국 기술진들이 미국을 비롯해 선진국 대학에 대거 파견돼 연구활동을 이어왔다고 보도한 게 이같은 맥락과 닿아 있다. 우선 이들이 인민해방군의 지원을 받았다는 점에서 중국의 기술탈취가 국가안보에 심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와 관련, WSJ는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 보고서와 학계 인터뷰를 토대로 "지난 10여년간 미국을 비롯한 기술선진국에 파견된 중국 과학자와 기술자 2500여명이 중국 인민해방군의 후원을 받았다"고 전했다. WSJ는 "이들 연구진은 공산당 소속으로, 강도 높은 훈련을 받고 나서 파견된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소는 또한 미국뿐 아니라 영국, 호주, 캐나다, 독일 등에도 적지 않은 연구원들이 파견됐다고 분석했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