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산문학상 수상자에 강성은·최은미·우찬제·조은라·스테판 브와 선정

제26회 대산문학상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스테판 브와, 조은라 번역가, 강성은 시인, 최은미 소설가, 우찬제 평론가.

제26회 대산문학상 시부문에 강성은씨의 ‘Lo-fi’가 선정됐다. 소설부문은 최은미씨의 ‘아홉번째 파도’가, 평론 부문은 우찬제씨의 ‘애도의 심연’이, 번역 부문은 조은라, 스테판 브와 공저 ‘La Remontrance du tugre(호질:박지원단편선)’가 각각 선정됐다.

대산문화재단은 5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제26회 대산문학상 수상작을 선정, 발표했다. 시 부문은 유령의 상상세계와 좀비의 상상력으로 암울하고 불안한 세계를 경쾌하게 횡단하며 끔찍한 세계를 투명한 언어로 번역해낸 점이 선정사유가 됐다. 소설 부문은 사회적 이슈가 됐던 실제 사건들에서 영감을 얻었던 만큼 감각적이면서도 치밀한 묘사, 사회의 병리적 현상들에 대한 정밀한 접근, 인간 심리에 대한 심층적 진단, 허구의 언어로 강력한 리얼리티를 구축하는 작가의 저력 등이 높은 문학적 성취를 이룬 점이 고려됐다.

평론 부문은 텍스트의 심리성과 상상력에 대한 정치한 독해를 펼쳐감으로써 현장 비평이 텍스트에 최대한 근접하고 그것의 맥락과 기원을 탐색하는 작업임을 명징하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최근 4년간 발표된 불어 번역물을 대상으로 한 번역 부문은 원문의 이해를 바탕으로 한 풍부한 주석들이 돋보이며 완성도 높은 번역으로 원작 특유의 은유와 풍자를 잘 전달하고 있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올해 심사대상작은 2017년 8월부터 2018년 7월(평론은 지난 2년, 번역은 지난 4년)까지 단행본으로 출판된 모든 문학작품이었다. 한국문학의 성과를 수확하고 축하하는 대산문학상은 많은 작품 중에서 부문별로 단 1편만을 수상작으로 선정해야 하기에 심사위원들이 때로는 장시간에 걸쳐 토론을 펼쳤다. 시, 소설 부문은 재단의 번역지원 사업을 통해 해외로 소개되기 때문에 심사위원들은 여러 관점에서 심사를 진행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올해는 시와 번역 부문에서 장시간 논의가 지속되어 최종 투표가 끝날 때까지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심사위원들은 크게 혼란스러웠던 지난 1년간의 한국 사회 속에서 우리 작가들이 의미 있는 소재들을 발굴하고 다양한 형식을 빌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썼다고 입을 모았다. 또 문학성을 장착한 장르문학이 심사목록에 다수 포함되어 앞으로 이들에 의해 그려질 문학 지형도를 지켜봐야 한다고 심사 소회를 밝혔다.

수상자에겐 부문별 상금 5000만원과 함께 양화선 조각가의 소나무 청동 조각 상패가 수여된다. 또 시, 소설 수상작은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해당 어권의 출판사를 거쳐 주요 외국어로 번역돼 출판, 소개된다. 희곡과 평론 부문은 격년제 심사를 시행함에 따라 올해는 평론 부문을 심사해 수상작을 선정했다.

김승희 서강대 명예교수는 시 부문 수상에 대해 “21세기에 전지구적으로 넘쳐나는 재난 같은 우발적 죽음 속의 영문 모를 고통을 모순적 아름다움으로 그려내고 있어 시인의 예리한 통찰과 시적 언어의 아름다운 힘을 본다”고 밝혔다.


황종연 동국대 교수는 소설 부문 수상작이 “인간 욕말이 거듭해서 일으키는 광포한 파도가 최악에 다다른 상태를 이야기하면서 소설의 저자는 묻는다. 욕망은 어떻게 하면 희망이 되는가, 생존을 위한 악심은 어떻게 하면 우정과 사랑으로 전환되는가, 이것은 대산문학상의 영광을 입기에 정녕 합당한 물음이다”고 말했다.

한편 시상식은 오는 27일 오후 6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