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사법농단' 의혹 핵심인물 임종헌, '묵비권 행사' 속내는

유선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8 15:06

수정 2018.11.08 15:33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양승태 사법부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이 구속된 후 검찰 조사 때마다 '묵비권'을 행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임 전 차장이 진술을 통해 불필요한 빌미를 검찰에 제공하는 것보다는 진술 거부를 통해 다가올 재판에 대한 채비에 나선 것 아니겠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재판개입, 법관사찰, 비자금 조성 등 혐의로 구속된 임 전 차장을 수시로 불러 혐의 사실을 캐묻는 동시에 지시한 '윗선'이 누구인지 등을 집중 추궁하고 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을 구속기소 전까지 윗선으로 지목된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과 양 전 대법원을 소환하거나 대질신문을 하지 않고 임 전 차장을 상대로 윗선 개입 여부 등을 캐물을 계획이다.

법조계는 법률가인 임 전 차장이 핵심 피의자의 진술을 확보해야 사건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검찰의 의중을 꿰뚫고 묵비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임 전 차장 측이 재판에 돌입하면 검찰 조사 때와 달리 적극적으로 혐의에 대한 반박에 나서 재판부의 새로운 판단을 받게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부장판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검찰에서 말 실수를 하는 것은 혐의 입증을 이롭게 하는 일이기 때문에 (임 전 차장이) 입을 닫은 것"이라면서 "재판부를 상대로 혐의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전 차장의 한 변호인은 "임 전 차장이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재판을 준비하는 게 맞지 않냐"고 되물었다.

한편 2012년~지난해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차장을 역임한 임 전 차장은 재판거래·법관사찰 등 사법농단 관련한 거의 모든 의혹에 연루된 인물이다.


그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손해배상 소송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불복 소송 △옛 통합진보당 관련 소송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 댓글사건 재판 등 주요 재판개입 의혹에 핵심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