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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M&A '임박'...'지각변동' 가시화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09 10:55

수정 2018.11.09 10:55

통신사들이 미디어 시장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 KT의 경우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상황에서 추가로 케이블TV 인수를 고려 중이며, 인터넷TV(IPTV) 시장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도 케이블TV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것이다.

통신사들은 그동안 주력 사업이었던 무선수익의 실적이 감소하고 대신 미디어 사업의 실적이 향상되는 상황에서 상승세를 높이기 위해 M&A를 고려하고 있다.

■KT-LGU+, 케이블TV 인수검토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사업자(SO)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혁주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일 3·4분기 실적발표 관련 컨퍼런스콜에서 "케이블TV 인수는 지금도 진행 중"이라며 "M&A가 단순히 인수에 그쳐서는 안되기 때문에 일부 검토할 부분이 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설은 최근 심심찮게 흘러 나오고 있다.
지난 1월과 8월, 10월 등 총 세 차례 한국거래소가 LG유플러스에 CJ헬로 인수설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한 바 있다. LG유플러스는 이에 대해 "CJ헬로 등 케이블TV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맞지만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계속 논의 중인 상황"이라고 답했다.

<2017년 유료방송 사업자별 시장점유율>
(%)
사업자 2017년
KT 20.21
SK브로드밴드 13.65
CJ헬로 13.1
LG유플러스 10.89
KT스카이라이프 10.33
티브로드 10.24
딜라이브 6.54
CMB 4.93
현대HCN 4.28
케이블TV 10개사 5.84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LG유플러스는 유료방송 시장점유율이 10.89%로 4위인데 만약 CJ헬로(13.1%) 인수가 성사되면 23.99%로 단숨에 2위 사업자로 올라서게 된다. LG유플러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넷플릭스와 제휴해 콘텐츠 경쟁력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KT의 경우 그동안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시장점유율 확대의 장벽으로 작용했다. 유료방송 합산규제는 IPTV, 케이블TV, 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플랫폼 전부를 합친 것을 유료방송시장으로 보고, 특정 사업자가 총 33%의 점유율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지난해 말 기준 KT계열의 시장점유율은 KT스카이라이프와 합쳐 30.54%로 1위다. 33%를 넘지 않기 위해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지난 6월 일몰되면서 가입자 확보를 위한 걸림돌이 제거됐다. 현재 국회 등 일부에서는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연장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아직 가시화되지는 않았다. KT는 이 틈을 이용해 딜라이브 인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가 딜라이브(6.54%)를 인수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37.08%로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된다.

■M&A 이후 콘텐츠 투자해야
통신업계가 미디어 M&A를 적극 고려하는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서다. 미디어 시장은 콘텐츠가 경쟁력의 핵심이다.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면 양질의 콘텐츠에 대한 협상력이 높아지고,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여기에 광고수익, 홈쇼핑 송출 수수료 증가 등도 기대할 수 있어,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높아진다는 장점이 있다.

미디어 M&A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다.
M&A를 통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점유율이 올라갈 경우 경쟁사업자에 의한 가격인하 압력이 줄어들면서 이용자들의 요금 증가 우려가 생길 수 있다. 또 미디어 M&A 이후 새로운 결합상품이 나오면 이동통신과 미디어 간 지배력 전이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넷플릭스 같이 양질의 콘텐츠를 보유한 해외의 유료방송 플랫폼이 국내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상황에서 국내 미디어 시장이 M&A를 통한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다만 M&A가 성사된다 해도 수익성 개선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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