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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하는 이유? 미혼女 "결혼 전 심층 파악하러"

한영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0:09

수정 2018.11.12 10:09

#1. “아직 신혼집 구할 처지가 못 되니 상대가 수용할 경우 당분간 동거형태로 살 수는 있죠. 그런데 동거는 어디까지나 정식 결혼하기 전에 임시로 같이 사는 거지 평생 동거형태로 살 수야 없죠!” 공기업에 다니는 미혼남성 L씨(33)는 결혼정보회사에서 상담을 하는 장면이다. 결혼은 하고 싶은데 아직 결혼할 형편이 못 된다며 혹시라도 여성이 동의한다면 동거형태로 같이 살다가 적정 시점이 되면 정식 결혼을 하겠다고 한다.

#2. “요즘 제 주변에 보면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동거를 하는 사람들도 가끔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동거형태로 평생 산다는 것은 불안정해서 안 되고 단지 결혼 대상자가 나타나면 그 사람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동거를 할 수는 있겠죠.” 최근 동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미혼여성 J씨(30)는 결혼상담을 하는 중에 동거에 대한 본인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8년 사회조사’ 중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데 찬성한다’는 의견이 56.4%로 나온데 대해 사회 각 분야에서 반응이 뜨겁다.

현재 결혼을 준비 중인 결혼 당사자들은 ‘혼외 동거’(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것)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현재 결혼을 준비 중인 결혼 당사자들의 경우 절반 가까이가 ‘동거에 찬성의견’을 나타냈으나, 이는 어디까지나 ‘연애 차원’(남성)이거나, ‘(결혼을 전제로 교제 중인 예비신랑에 대해) 좀 더 심층적으로 파악하기 위한 수단’의 일환이지 ‘결혼 대용’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재혼전문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공동으로 6 ∼ 10일 사이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556명(남녀 각 278명)을 대상으로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것’에 대해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그 첫 번째 질문으로 ‘결혼하지 않고 1년 이상 동거할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남성의 52.2%와 여성의 42.8%가 ‘가능하다’고 답했다. ‘불가능’으로 답한 비중은 남성 47.8%, 여성 57.2%였다. 동거에 찬성하는 비중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9.4%포인트 높다.

이번 조사에서 (혼외) 동거에 대한 찬성비율은 남녀 평균 47.5%로서 통계청에서 발표한 동거 찬성비율 56.4%보다 8.9%포인트 더 낮게 나왔다.

이에 대해 이번 조사를 실시한 비에나래 관계자는 ‘통계청 자료는 조사 대상자가 13세 이상자이기 때문에 현재 결혼 당사자와는 의식의 차이가 클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음 두 번째 질문인 ‘결혼하지 않고 동거를 한다면 그 가장 큰 목적이 무엇일까요?’에서는 남성과 여성간에 의견차가 컸다.

남성은 과반수인 52.5%가 ‘연애 차원’으로 답했고, 여성은 56.1%가 ‘결혼 전 심층 파악’으로 답해 동거의 목적에도 남녀간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어 남성은 ‘결혼 전 심층파악’(39.2%), 여성은 ‘연애 차원’(36.7%)이 뒤따랐다.

‘결혼 대용’으로 답한 비중은 남녀 각 8.3%와 7.2%로서 높지 않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결혼 당사자가 되면 동거를 쉽게 결정할 수 없다”라며 “아직 (결혼하는 대신) 평생 동거형태로 살기 원하는 미혼들은 많지 않으며 특히 여성들의 경우 동거하다가 헤어질 경우 돌아올 피해 때문에 부정적이다”라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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