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학생부 신뢰성 제고 대책 마련 시급

이유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7:09

수정 2018.11.12 17:09

[기자수첩] 학생부 신뢰성 제고 대책 마련 시급

경찰이 숙명여고 정기고사 시험문제·정답 유출사건에 대해 기소 의견을 내린 가운데 학교생활기록부에 대한 신뢰도에 금이 가고 있다. 특히 현행 수시 위주 대입제도가 학생부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학생부의 신뢰성 제고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다.

숙명여고 쌍둥이들과 같은 학년인 현 고2 학생들이 치를 2020학년도 대입에서 전국 4년제 대학은 모집인원의 77.3%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수능 점수가 당락을 좌우하는 정시모집과 달리 수시는 교과성적 중심의 학생부교과전형과 비교과까지 전형요소로 하는 학생부종밥전형으로 학생을 모집한다. 두 전형 모두 학생부에 기록되는 학교 성적이 대입의 당락을 좌우하는 셈이다.

이처럼 대입을 좌우하는 학생부의 중요성이 커진 상황이지만 그동안 학교의 관리는 부실해왔던 것이 현실이다.
내신 시험지·답안지를 관리하는 곳에 폐쇄회로TV(CCTV)가 설치돼 있지 않은 데다 이번 숙명여고 사례처럼 부모와 자녀가 한 학교에 다니는 경우도 적지 않다.

숙명여고뿐 아니라 부모와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고 있는 다른 학교에 대한 학부모의 불신도 커지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은 숙명여고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학교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을 것이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사 자녀가 부모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상피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낮은 데다 일부 교육청과 학교가 반발하고 있어 제대로 도입될지는 미지수다. 지난 8월 확정된 2022년 대입제도 개편 전에 숙명여고 사건이 드러났다면 30% 이상에 그친 2022학년도 대입개편의 내용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학부모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발빠른 처리와 재발방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숙명여고는 학업성적관리위원회와 선도위원회의 의결을 통해 쌍둥이 학생의 성적 재산정(0점 처리) 및 퇴학을 결정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학생부를 불신하는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위안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에 그치지 말고 모든 학교의 시험지 등을 관리하는 장소에 CCTV를 설치하는 등 학생부 신뢰 제고를 위한 대책도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
이런 조치를 취해야만 성적비리에 분노하는 학생과 학부모를 달랠 수 있음을 교육당국은 인식해야 할 것이다.

leeyb@fnnews.com 이유범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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