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차장칼럼] 전북금융타운 성공을 위한 조건

김경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7:13

수정 2018.11.12 17:13

[차장칼럼] 전북금융타운 성공을 위한 조건

세계 3대 연기금이자 국내 자본시장 최대 큰손인 국민연금(NPS) 기금운용본부가 전북 전주에 터를 잡은 지도 벌써 1년9개월이 지났다. 기금운용본부를 유치한 전북도는 최근 본격적인 전북금융타운을 구축하기 위한 행보에 돌입했다.

'제3 금융도시' 지정을 받기 위해 민자 유치를 추진하며 전북금융타운 조성을 본격화하는 한편, 다음달에는 국민연금과 공동으로 '제1회 전북 국제금융컨퍼런스'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 같은 노력이 통했는지 국민연금의 글로벌 수탁기관인 스테이트스트리은행(SSBT)이 처음으로 전주에 사무소를 개설키로 했다.

이처럼 전북금융타운 구축이 단기간 가속화되는 모습이 뚜렷하다. 글로벌 금융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은 효과적인 전북금융타운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개방적인 도시의 분위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과거 월스트리트의 글로벌 투자은행(IB)에서 오랜기간 일한 바 있는 영주 닐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자신의 SNS에 "전 세계적으로 제1, 제2의 금융 중심지로 꼽히는 뉴욕, 런던을 살펴보면 글로벌 인재들이 능수능란하게 영어로 생활하는 환경이 구축돼 있다"며 "전주 역시 금융인재가 모이고 특화된 금융 중심지로 뻗어나가기 위해선 좋은 학교, 레스토랑, 극장 등 많은 활기찬 도시를 만드는 데 투자하는 것이 먼저다. 금융 중심지가 되기 전에 금융의 중심지에 살았던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도시가 먼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실제 전주 이전 이후 기금운용본부에서 나온 한 직원은 "기금운용본부 운용역들은 전문 계약직이기 때문에 임기가 1~2년 남은 시점에 집과 가족 등 현실적으로 걸리는 사안이 너무 많다. 전문계약직인 사학연금과 공무원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서울에 남아 있는 이유도 이와 같다"며 "지역적 발전을 위해 전북도를 키우려면 중심이 되는 국민연금 운용역들에 대한 정규직 전환 등 처우 개선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는 말이 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전주에 둥지를 튼 이상 현지의 지역민생과 더불어 같이 발전한다는 공익적 취지에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전 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진정한 금융 중심지가 되려면 현재 국민연금 운용인력들의 처우 개선과 더불어 기본적인 인프라 확충도 시급하다는 생각이다.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금융타운의 출범은 자칫 지역 이기주의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kakim@fnnews.com 김경아 증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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