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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이달 기준금리 올리면 내년 추가인상 가능성 희박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7:17

수정 2018.11.12 17:17

GDP갭 마이너스 전망.. 경기 하강국면 신호
금융시장·실물경제 불안.. 긴축적 통화정책 힘들어
한은, 이달 기준금리 올리면 내년 추가인상 가능성 희박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안정 차원의 인상 필요성이 있어서다. 시장 관심은 올해보다 내년 추가 금리인상 여부다. 이와 관련, 상당한 시일이 걸리거나 동결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근 경기부진을 고려한 전망이다.

한은에서도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갭이 소폭이지만 마이너스로 전환했다고 추정했다.
GDP갭은 실제 성장 정도를 의미하는 실질 GDP와 경제의 기초체력을 뜻하는 잠재 GDP의 차이다. 따라서 GDP갭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면 실질 성장이 잠재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침체상태라는 뜻이다.

■내년 금리인상, 어려울 듯

12일 한은에 따르면 오는 30일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마지막 금통위가 열린다. 시장 전망은 '금리인상'이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하강국면에 위치해 있는 건 사실이나 잠재성장률에 부합한다는 전망이 전제된다면 1회 금리인상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선제적인 대응으로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한은의 금리인상이 미국처럼 점진적인 금리인상의 시작(베이비 스텝)이라고 보기엔 어렵다는 시각이다. 이번에는 금융안정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겠지만 내년 예상되는 경기상황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한은은 GDP갭은 지난해 하반기에 플러스로 전환된 바 있다. 경기 측면에서 개선 흐름이 나타났다는 의미다. 하지만 올 상반기 GDP갭은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고 내년에도 GDP갭은 마이너스 상황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너스 GDP갭이 지속되면 긴축적 통화정책을 쓰기는 힘들다. 한은이 금리인상의 조건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을 언급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준금리 인상의 명분이 약해졌다는 평가도 가능하다.

시장에서도 한은이 내년에도 매파적(금리인상) 스탠스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윤여삼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한국 10년 금리는 2.3%도 넘지 못하고 다시 반락했다. 11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상 기대가 유효하지만 주가하락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과 향후 실물경제 난항을 감안해 금리 방향성은 아래쪽을 향하고 있다"며 "당장 주가가 전년 대비 약세를 기록한 정도만 보더라도 한은이 금리를 올리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달 인상 여파도 우려

이달 금리인상이 경기에 줄 여파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리인상은 가계와 기업의 이자부담을 늘려 민간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측면이 있다.

현재 민간소비를 보면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민간소비는 전년동기 대비 3.2% 늘었지만 올 하반기 증가세는 2.3%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설비투자도 올 상반기는 1.9%를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2.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민간소비와 투자에서 개선 흐름이 둔화로 전환된 상황에서 금리를 올리게 되면 둔화의 폭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 6일 경제전망에서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를 지지한 바 있다.

KDI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던 민간소비 증가세가 약화되는 조짐이 있으며, 투자가 위축된 가운데 취업자 수 증가폭이 큰 폭으로 축소되는 등 고용도 부진한 상황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적으로 전환할 필요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앞으로도 무역분쟁 등 대외여건의 변화가 우리 경제의 성장세 둔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GDP 갭은 잠재 국내총생산(GDP)과 실질 GDP의 차이를 말한다. 경기의 과열 또는 침체 상태를 보여주는 척도다.
GDP 갭이 플러스(+)일 경우 경기가 과열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했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마이너스(-)일 때는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률은 자연실업률보다 높게 발생하고 있음을 뜻한다.
디플레이션 갭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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