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재계 "한국판 ‘제조 2025’ 만들어달라"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7:32

수정 2018.11.12 17:32

대한·서울상의 회장단 성윤모 산업부 장관 만나
"양적 성장 전략은 한계.. 새로운 산업발전 전략 필요.. 규제개혁 효과도 체감 못해"
성 장관 "최대한 돕겠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12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날 '한국판 제조 2025' 같은 산업발전 전략을 만들자고 건의했다. 왼쪽부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성윤모 장관, 박용만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12일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열린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초청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박 회장은 이날 '한국판 제조 2025' 같은 산업발전 전략을 만들자고 건의했다. 왼쪽부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성윤모 장관, 박용만 회장. 사진=서동일 기자

재계가 문재인정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새로 꾸려진 경제팀에 대해 새로운 '산업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인들은 하향 추세로 돌아선 한국 경제의 뱃머리를 돌리기 위해서는 중국의 '제조 2025'와 같은 산업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특히 이 새 전략엔 '파격적인 규제개혁' 방안이 담보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끝장'이란 단어를 사용하며 기업의 고충을 해소해 경제 활력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12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서울 세종대로 상의회관에서 성 장관을 초청,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허용도 부산상의 회장, 이재하 대구상의 회장, 전영도 울산상의 회장, 한철수 창원상의 회장 등 대한·서울상의 회장단 15명이 참석했다.

■기업인들 "한국판 '제조 2025' 만들자"

박용만 상의 회장은 이날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경제상황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면 대개 두 가지로 모아진다"며 "공통된 진단은 '그동안 주효했던 양적 성장 전략이 한계를 드러냈고, 우리 경제가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하향세가 상당기간 진행돼서 큰 물꼬를 되돌리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런 문제를 되돌리기 위해선 산업정책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장관께서 혁신에 기반한 '질적 성장'에 드라이브 걸 수 있는 '새로운 정책'을 펼쳐 주시기를 기대한다"면서 제조업 혁신을 통한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9월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1~9월과 같은 72.8%로 집계됐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즉, 20년 전과 맞먹는 제조업 위기가 2년 연속 계속되며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박 회장은 '한국판 제조 2025' 같은 산업발전 전략을 만들자고 공식 건의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선진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이나 중국의 '제조 2025' 같은 산업발전 전략을 만들고 함께 협업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국제조 2025'란 2015년 5월 8일 중국 국무원이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발표한 산업고도화 전략을 말한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양적인 면'에서 제조 강대국이었다면, 혁신역량을 키워 '질적인 면'에서 제조 강대국이 되고자 하는 전략이다.

■성윤모 "기업애로 끝장 볼 것"

특히 재계는 문재인정부 새 경제팀이 내놓을 새 발전전략엔 반드시 '파격적인 규제개혁' 방안이 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역대 정부마다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현장에서는 규제개혁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려운 것이 아직 현실"이라며 "'기업과 국민의 선택 기회와 기본권을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규제개혁을 바라봐준다면 이는 성장은 물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국정 목표에도 잘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과 안전 같은 필수 규제를 제외한 다른 규제들에 대해선 원칙적인 폐지를 희망하며, 장관의 지원을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성 장관 역시 제조업 혁신의 중요성과 민간이 중심이 돼 혁신역량을 결집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에 공감의 뜻을 표했다. 특히 그는 재계의 '파격적인 규제개혁' 요구에 대해 "우리 기업들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기업애로에 대해서는 끝장을 본다는 자세로 충실한 서포터 역할을 다하겠다"며 "산업생태계의 역동성과 근본적인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상의 회장단은 수출의 반도체 업종 편중화를 지적하며 업종 전반의 수출이 활기를 띨 수 있도록 산업부 차원의 대응 마련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아울러 회장단은 "조선, 자동차, 철강 등 주력산업은 지역경제와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주력 제조업의 활력 제고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밖에 △신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개혁 △노동 현장애로 해소 △기업경쟁력을 고려한 에너지정책 등을 건의했다.


한편 산업부는 성윤모 장관이 이날 대한상의를 시작으로 경제단체를 연이어 방문해 산업계 의견을 청취할 계획이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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