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보험

손보사 눈덩이 적자.. 車보험료 인상 압박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1.12 17:36

수정 2018.11.12 17:36

3분기 손익 -2014억.. 금감원 "자구 노력 먼저"
손보사 눈덩이 적자.. 車보험료 인상 압박

손해보험사들이 3·4분기 자동차보험 영업이익이 대부분 적자로 전환되면서 연내 자동차보험료 인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보험사들의 자구노력을 요구하며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부정적 입장이어서 인상 시기가 내년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누적 손해율 83.7%, 손익 -2014억원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손해율(발생손해액/경과보험료)은 올 들어 9월까지 83.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78.9%보다 4.8%포인트 높은 수치다. 올 1·4분기 강설·한파 탓에 손해율이 82.6%까지 올랐고, 2·4분기에는 이 같은 계절적 요인이 사라져 80.7%로 낮아졌다. 하지만 3·4분기에 폭염 등으로 손해율이 87.6%로 다시 악화됐다.


자동차보험의 적정 손해율은 78% 안팎으로 손해율이 이보다 높으면 자동차보험을 팔수록 손해를 본다는 것이 손보업계의 주장이다.

사업비율(사업비/경과보험료)은 18.5%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포인트 낮아졌다.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11개 손보사의 적자 규모는 올 3·4분기에만 1988억원에 이른다. 1~9월 누계 적자는 2000억원을 넘어 21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437억원의 흑자를 감안하면 전년동기 대비 순이익이 4541억원 감소한 셈이다.

자동차보험 상품을 판매하는 국내 11개 손보사 중 올 1~9월 누적기준으로 흑자를 낸 곳은 메리츠화재와 AXA(악사) 손해보험 단 2곳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등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대형 손보사 '빅4'도 모두 적자다.

■손보사 "자보료 연내 인상 불가피"

손보업계는 자보료가 연내 인상돼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가을 행락철과 연말에는 자동차 사고가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4·4분기에는 손해율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고, 이를 메우려면 자동차보험료가 인상돼야 한다는 것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정비수가 인상이나 보험개발원이 제시한 보험료율만 더해도 인상해야 하는 보험료는 5%에 가깝다"며 자동차보험료 인상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메리츠화재가 기본보험료 3% 인상을 위해 보험개발원에 검증을 의뢰한 데 이어 '빅4' 손보사도 3% 안팎의 인상을 염두에 두고 검증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해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자동차보험료 인상과 관련, 금감원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금융당국 일각에선 손보사들의 자동차보험료 영업적자 확대는 손보사들이 과당경쟁에도 원인이 있는 만큼 이 같은 과당경쟁을 줄여야 한다는 내부의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보험금 누수방지와 사업비 절감 등이 우선"이라며 자구노력 이행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당국의 완강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3·4분기에 이어 4·4분기에도 손보사들의 손해율이 높아지면 내년 상반기에 인상 논의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fnSurvey